기고

[발언대]작은 일에 감동하고 설레는 습관

최종국 대영레미콘 대표이사

“우리는 살아가면서 언제 나이 들까? 또 나이 들어간다는 것을 언제 느낄까?”. 이런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양한 대답을 한다. 나도 모르게 얼굴과 손에 주름이 늘어갈 때 느낀다는 분도 계시고, 어느 날 문득 자녀나 손자들의 모습을 보고 훌쩍 커버렸다는 생각이 들 때 ‘아... 내가 나이가 들었구나’하고 느낀다는 분들도 계실 것 같다. 그런데 이런 나이 듦과 더불어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나 자신이 나이가 들었음을 느끼게 하는 순간들이 종종 있다. 그것은 바로 내 삶에서 설렘과 감동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슬쩍 멀어져 갈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유년기 철없이 꿈을 먹고 웃던 시절, 소풍이나 수학여행 가기 전날 들뜨고 설레는 마음에 뜬눈으로 잠자리에서 뒤척였던 모습도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갈수록 어릴 적 그런 설렘의 모습은 조금씩 사라지고, 보름달처럼 커다란 욕심만 안고 필요한 물품 준비나 교통편 마련 등 현실적인 문제로 고민하고 걱정하는 우리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원래 우리나라 사람들은 친절하고 유머 감각이 많은 민족이라고 한다. 잘못 주입된 권위주의 문화가 언제부턴가 많이 벗겨져 대화의 통로가 원활해졌다. 우리 민족의 본래의 모습을 찾은 것인지 서구의 자유스러운 문화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긍정적인 면이 많다. 물론 현실에서 삶을 알차게 살고자 하는 욕망과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인생은 종종 우리의 얼굴을 찌푸리게 한다. 그러나 웃는 얼굴, 설렘과 감동의 마음은 사회 환경을 아름답게 만든다. “억지로라도 웃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심리학의 학설이 증명되었다고 한다. 각박하고 어려운 삶의 현실에 무슨 뚱딴지같은 웃음과 설렘이냐고 반문하겠지만, 힘든 상황일수록 더욱 그런 게 필요해 보인다. “기분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라는 책이 있는데, 하루를 결정하는 것은 그날의 기분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또한 기분이다. 1년 365일 중 기분이 좋은 날은 겨우 100일이 안 되고 200일 넘게 안 좋은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하지만, 좋은 결과를 얻게 되는 건 우직하게 버틴 사람, 감동과 설렘을 갖고 일하는 사람의 몫이다.

얼마 남지 않은 한 해의 끝자락에서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니 마음이 공허하다. 희망은 더욱 줄어들었고 사는 것 역시 갈수록 팍팍하기만 하다. 누구나 인생역전의 ‘한방’을 꿈꾼다. 하지만 신데렐라 같은 인생역전의 드라마는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 아니라 불평하면 지는 것이다. 자기만의 인생을 만들어 가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은 일에 감동하고 설레는 습관이 필요할 것 같다. 설렘과 감동으로 이 절기를 너끈히 넘고 내년에는 더욱 희망찬 다짐으로 도약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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