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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

[언중언]배추 가격 폭락

“고구려인은 채소를 먹고, 소금을 이용하며, 젓갈 담그기에 능하다.” 김치에 관한 첫 기록은 중국 사서 삼국지 ‘위지동이전’에 나온다. 김치의 발전 단계는 시대별로 특징을 보인다. 삼국시대에 순무, 부추 등을 소금으로 절인 장아찌형 김치가 최초로 모습을 드러냈다. 고려시대에는 동치미, 나박김치가 개발됐고 파, 마늘이 가미된 양념형 김치도 선보였다. 조선시대 중기인 임진왜란을 전후해 고추가 들어오고, 통배추 재배가 본격화하면서 요즘과 비슷한 모양과 맛을 내는 김치가 탄생했다(김환기, 2013). ▼김치는 한국 음식문화의 상징이다. 김장철을 앞두고 가을배추 가격이 폭락하며 강원도 내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달 초부터 떨어지던 배추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최근 서울 가락시장의 배추(보통 등급) 한 망 가격은 4,930원으로 전년 동기 8,674원 대비 43.2% 하락했다. 통계청 기준 올해 도내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1,558㏊로 전국 8개 도 중 4위다. 지난해 1,445㏊ 대비 9.9% 증가했다. ▼값이 오르든 내리든 정부는 동네북 신세가 된다. 수급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해 가격 파동이 벌어졌다는 등의 비난을 뒤집어쓴다. 하나에서 열까지 따지자면 정부 잘못이 전연 없지는 않겠지만 불문곡직 정부 탓으로만 돌릴 일도 아니다.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아니고서야 공급과 수요를 예측해 농산물 재배를 통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더라도 배추 값 폭락이 연례적으로 반복돼선 곤란하다. ▼배추농사를 지은 농부의 가슴을 열어보면 새까만 숯이 가득할 것 같다. 풍년에는 벙어리 냉가슴 앓듯 생산비, 운송유통비를 건지지 못하니 농산물을 갈아엎을 수밖에 없고, 흉년에는 내다 팔 농산물이 없으니 말이다. 이는 2013년 12월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우리의 김장문화가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대한민국의 국격(國格)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반복되는 불안한 배추 수급 상황이나 대책이 수십 년째 계속되고 있어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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