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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풍산개’

풍산개의 원산지는 함경남도 풍산군이다. 개마고원 중심부에 위치해 해발 2,000m가 넘는 고봉준령이 즐비하다. 이곳에서 맹수를 사냥하던 개로 호랑이 사냥에 쓰였던 전형적인 한국형 수렵견이다. 풍산개 두 마리가 호랑이를 물리쳤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생후 45일이면 닭을 사냥할 정도로 야성이 강하다. 다른 맹견들과 겨룬 얘기도 많다. 1998년 풍산개와 진돗개가 3대3으로 맞붙은 결과 1승1무1패의 호각세였다. 1980년대엔 일본 대표 견종인 아키타와 싸웠는데 풍산개의 완승으로 끝났다. ▼풍산개는 2012년 1월 강릉에서 생후 2개월 된 강아지가 길 잃은 80대 노인의 목숨을 구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평소 치매 증세가 심한 할아버지가 생후 2개월 된 풍산개와 집을 나섰다가 실종됐다. 가족과 경찰은 집에서 300여m 떨어진 야산 능선에서 영하 10도의 한파 속에 저체온증으로 쓰러져 있는 할아버지를 발견했다. 당시 사경을 헤매고 있던 할아버지의 곁에서 강아지가 노인의 몸을 녹여주고 있었다. 이 모습을 목격한 경찰과 가족들이 모두 놀랐다고 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7일 “대통령기록관으로부터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한다”고 밝히고 하루 만에 반환한 것과 관련해 정치권 공방과 논쟁이 뜨겁다. “문 전 대통령이 북한의 선물을 포기했다”는 외신 보도까지 나올 정도다. 곰이와 송강은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측으로부터 선물받았다. 두 풍산개는 새끼 7마리를 낳았다. ▼한때는 평화의 상징이었던 풍산개다. 애물단지로 비치는 모습이 안타깝다. 그런 풍산개의 한 달 양육비용 250만원마저 정쟁의 빌미가 된다는 사실이 왠지 씁쓸하다. 지금 우리는 북한이 툭하면 미사일을 쏴 대고 국가경제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여야가 힘을 모으는 협치가 절실하다. 더는 국민에게 실망감을 주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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