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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유네스코 문화유산 김장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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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부터 지속된 금추(금+배추) 현상과 가파르게 치솟은 물가로 인해 김장철을 앞두고 김장포기족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최근 배추 가격은 다소 안정됐지만 여전히 고춧가루, 마늘 등 양념류와 속재료 가격은 올라 김장을 하기보다는 필요할 때 조금씩 사 먹는 편이 더 경제적이라는 생각에 김포족은 많아지고 점점 중국산, 가공김치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단다. ▼김장은 ‘겨울의 반(半)식량’이다. 어렸을 적 김장을 해 항아리를 가득 채우고 연탄광에 연탄이 가득하면 아무리 추워도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다는 생각에 어린 마음에도 든든했다. 김장을 하는 날이면 온 동네 아주머니들이 우리 집에 모두 모여 어머니의 진두지휘 아래 김장을 했었다. 그날은 잔칫날처럼 신났다. 한쪽에서는 김장을 담그고 한쪽에서는 수육을 삶으며 이야기가 넘쳐났고 웃음꽃이 피어났다. ▼2013년 12월5일 개최된 제8차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김장이라는 먹거리가 아닌 온 동네 사람들이 서로 이웃의 김장을 도와주는 우리의 김장문화가 등재된 것이어서 그 의미가 더 크다. 유네스코는 우리의 김장을 ‘김치를 만들고 나누는(Making and Sharing Kimchi) 문화’로 높이 평가했다. 음식 자체도 좋지만, 공동체가 힘을 합쳐 낸 성과물을 모두가 공유하는 전통이야말로 인류의 소중한 유산이라고 본 것이다. ▼지난 4일부터 평창 진부송어축제장에서 2022 평창고랭지김장축제가 열리고 있다. 평창에서 난 고랭지 배추와 고춧가루, 마늘, 생강, 쪽파 등 농산물을 활용하고 축제위원회 사람들이 김장을 도와준다. 4인 가족 20㎏ 김장도 30여분이면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 평창김장축제가 입소문이 나면서 16일에는 주한 외국 대사 부인들과 가족들이 김장을 담그러 이곳을 방문한단다. 유네스코에도 등재된 김장문화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평창김장축제가 세계적 축제로 발돋움하는 건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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