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반도체 기업 투자 유치 성공, 치밀한 전략에 달려

강원도, 국내 유망 100개 직접 접촉
기업들 니즈 제대로 파악, 적극 반영해야
웬만한 계획과 의욕으로 뛰어들면 ‘큰 낭패''

강원도가 반도체 기업 유치에 팔을 걷었다. 원주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 중인 도가 국내 유망 100개 반도체 기업을 직접 접촉하며 본격적인 기업 유치에 나섰다. 도가 이달 내 국내 100개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 의향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로 한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다. 기업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니즈를 먼저 파악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도는 앞서 유치 국내 400여개 반도체 기업에 대한 리스트업을 진행했고 이 중 성장세를 보이거나 매출·고용 규모가 큰 유망기업 100곳을 추렸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소부장(부품·소재·장비) 등 전·후방기업을 다양하게 리스트에 올려놨다. 이들 기업에 우편과 메일 등을 보내 향후 이전 가능성, 신·증설을 비롯한 추가 투자 의향은 물론 행정 지원 필요성, 업계의 건의사항 등을 수렴한다는 방침이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강원도 발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반도체 기업 투자 유치는 균형 있는 도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기대를 갖게 한다. 지역경제 발전의 획기적 전기가 되기 때문이다. 크게는 지역경제 전체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고, 수도권 중심의 편향된 경제의 종속적 관계에서 탈피할 수 있다. 따라서 도의 반도체 기업 유치의 취지나 동기에 대해 근본적으로 반대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도가 계획하고 있는 반도체 기업 유치는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 특히 설문을 통해 투자 의사가 확인된 기업은 도의 유치 1순위 기업으로 선정, 각종 지원책을 강구키로 한 것도 바람직하다. 도는 2026년까지 국내 최초 공공부문 공유형 반도체 교육기관인 원주 반도체 교육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센터에 제조공정, 시험분석 장비를 구축해 도내 고교와 대학, 기업 등이 활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전문 인력 양성과 기업 유치 및 지원 투 트랙으로 반도체 클러스터 육성에 속도를 내고 궁극적으로는 삼성 등 대기업 유치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을 노리고 있다.

문제는 민간의 순발력으로 시장의 다양한 요구와 반응에 대응해 나가야 하는 것이 반도체 사업이다. 갈수록 운영상의 전문성이 중요해지는 분야다. 웬만한 의욕과 계획만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반도체 기업 유치 사업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후속대책이 치밀하게 세워지지 않는다면 재원만 낭비하고 주민들의 기대 수준을 높여 놓은 상태에서 부담만 지우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리고 민간 기업 유치는 치명적 약점이 있다. 수익성이 불투명할 경우 사업은 언제든지 중단될 수 있다. 때문에 민간 기업 유치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하나의 방안이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더군다나 수익창출을 전제하는 민간 기업은 자치단체가 원한다고 모든 사업에 순순히 응할 턱이 없다. 도가 반도체 기업 유치에 행정력을 총동원할 수 있으나 보다 치밀한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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