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신영복 서체' 휘호석 교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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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교육감, 진로교육원 '씨앗드림터 휘호석' 교체
"진로교육원 기념비 글씨로 부적절 의견이 다수"
"서체는 서체 자체로 봐야…또 예산들여 바꾸나"

◇연합뉴스 자료

신경호 강원도교육감이 진보진영의 석학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손글씨가 새겨진 강원진로교육원 기념비를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색 논란과 함께 교육계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 교육감은 23일 기자단과의 차담에서 "얼마 전 속초에 있는 강원진로교육원을 갔더니 신영복씨의 글씨가 큰 돌에 새겨져 있었다. 이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해당 글씨를 강원도 교직에 있었던 분들 가운데 과거 국전에 입상한 분의 글씨로 바꾸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신 교육감이 언급한 '큰 돌'은 강원진로교육원 입구에 있는 '씨앗드림터 휘호석'이다. 2016년 4월 교육원이 문을 열면서 약 1,000만원을 들여 높이 3m, 폭 1m 크기로 제작됐다. 휘호석에 새겨진 '씨앗드림터' 문구가 바로 신영복 교수의 글씨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서체는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20년간 복역한 고 신영복씨의 손글씨를 본 뜬 '신영복체'"라며 "휴전선과 DMZ와 같이 안보 유산을 보유하고, 분단의 현실을 마주 바라보고 있는 강원도 진로교육원 기념비 글씨체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초대 진로교육원장을 지낸 장주열 전 강원도교육청 정책기획관은 "개원 당시 편지로 신 교수께 글씨를 써달라고 부탁을 드렸고, 몸이 불편한 상태였음에도 아이들을 위해 만든 장소이니 흔쾌히 수락해 주셔서 현재의 휘호석이 된 것"이라며 "서체는 서체 자체로 봐야 하는 것이고, 지금까지 한번도 그런 얘기가 나온 적이 없었다. 한마디로 웃기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또다른 인사도 "멀쩡한 휘호석을 글씨체 때문에 또 예산을 들여 바꾼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다른 지역에서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고 전해 들었는데 강원도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몰랐다"고 했다.

한편 강원도교육청은 향후 교육청 산하 기관의 상징 및 서체, 문구 조사를 실시하고, 교체 및 변경을 위한 협의회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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