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삼척 흥전리 사지 ‘사적’지정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문화재청,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지정 고시
신라 승관제도 실증 유적, 지방 지배력 강화와 견제로 지방통치 방식 엿 볼 수 있는 선종가람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 고시된 흥전리 사지 터.

【삼척】삼척 대덕산에 위치한 흥전리 사지(三陟 興田里 寺址)가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28일‘삼척 흥전리 사지’를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 고시했다. 삼척시는 두타산 이승휴 유적(2000년 지정), 준경묘·영경묘(2012년 지정), 삼척도호부 관아지(2021년 지정)에 이은 4번째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을 보유하게 됐다.

삼척시 도계읍 대덕산에 위치한 흥전리사지는 통일신라시대 창건돼 고려전기까지 법등을 이어간 대형 사찰로, 탑과 금당을 갖춘 예불영역과 상중하 3단의 승원영역으로 공간을 나눈 다원식 산지 가람이다.

흥전리사지는 1995년 석탑, 고승비편 등이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았고, 사지에 흩어져 있던 삼중기단의 삼층석탑재는 2003년 정밀지표 조사 후 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이후 2014년부터 2020년까지 9차례에 걸친 발굴 조사 및 학술대회를 통해 발굴조사 성과와 의의, 보호·관리·활용 방안 이 발표됐다. 또 탑과 금당 추정지가 있는 예불영역과 생활공간이 포함된 승원영역이 분리된 다원구조로 밝혀졌다.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 고시된 흥전리 사지 유물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 고시된 흥전리 사지 유물

특히 동-서로 축조된 대형 석축 위에는 건물지 19동과 석탑지, 초석 등 통일신라~고려에 걸친 유구와 유물이 상당히 격이 높은 사찰이었다는 것이 확인됐다. 예불영역에 있는 삼층석탑은 통일신라 석탑 중에도 그 사례가 드문 삼층기단을 갖추고 있다. 주불전지는 독특한 형태의 가구식 기단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좌우에 건물을 덧붙여 한층 권위를 더했다.

상·중·하 3단으로 구성된 승원영역은 다양한 형태의 구들시설을 갖춘 승당, 방장, 고원 등 선사들의 생활과 수행을 위한 공간이 확인돼 산지가람과 선종가람의 특징을 동시에 살필 수 있다.

흥전리사지에서 확인된 다양한 유구들은 금당 및 탑이 있는 예불영역 중심의 고대가람이 선종가람으로 변화하는 과도기적 단계를 보여주는 사례로서 매우 중요하다.

출토 유물 중 특히 완벽한 형태의 청동정병 2점, 인주까지 남아 있는 인주함, 금동번 투조장식판, 금동사자상 등 지금까지 사찰 유적에서 보기 어려웠던 유물들이 양호한 상태로 출토됐다.

‘국통(國統)’,‘대장경(大藏經)’명 비편, ‘범웅관아(梵雄官衙)’명 청동관인은, 흥전리 사지가 당대 최고의 스님인 국통과 그 문도들이 운영한 통일신라후기~고려전기 강원도 동부지역의 유력한 선종사원이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흥전리 사지는 문헌으로만 확인된 신라 승관제도를 유구와 유물을 통해 실증한 유적이다.

지방 지배력 강화와 지방세력 견제를 위한 통일신라의 통치방식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통일신라 및 고려시대 불교사 연구에 한 획을 그은 유적이라 평가되고 있다.

유적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물은 통일신라~고려시대 불교미술의 뛰어난 예술성과 수준 높은 기술력을 보여주며, 다원식 공간 배치와 다양한 형태 및 시설을 갖춘 건물지들은 고대 산지가람에 대한 새로운 사례를 제시, 미술사·불교건축사 등 여러 학문 분야에서 학술적 가치가 높은 유적으로 알려졌다.

삼척시 관계자는 “학술적 연구를 통해 흥전리사지에 대한 역사적 성격규명에 힘쓰고,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