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전통시장 6년간 16개 소멸, 회생 방안은 없나

우리나라의 유통시장이 대형마트,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 등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1996년에 국내 유통시장이 개방된 후 그간 대형마트를 포함한 유통업체는 크게 성장한 반면 전통시장은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6년간 강원도 내 전통시장 16곳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편의점 등이 세력을 확장하며 시장의 역할을 대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강원도 내 등록된 전통시장은 59개로, 도내 전통시장 수가 가장 많았던 2014년(75개)과 비교해 16개(21.3%) 줄었다.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6년 68개였던 도내 전통시장은 꾸준히 늘어 2014년 75개를 기록했으나 이후 다시 급감, 60개 아래로 떨어졌다. 전통시장 특유의 매력을 살리는 등 회생 방안을 찾아야 한다. 궁극적으로 전통시장 스스로 경쟁력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제도적 지원이 힘을 발휘하고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전통시장의 장점을 살려내야 한다. 자본력과 기술력으로 무장한 대형마트와의 경쟁으로는 생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재래(在來)가 붙는 말은 왠지 서글프다. ‘예전부터 전하여 내려온 것’이란 게 이미 신식, 첨단에 밀려날 운명임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시골 재래식 화장실처럼 재래는 기피 대상이 됐다. 그래서 재래란 말은 대개 케케묵고 비능률적이며 불편한 것에 붙는다. 하지만 둘러보면 재래시장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시장마다 전문 품목 등 나름의 특색이 있지만 한결같은 것은 푸근함, 정겨움이다. 그곳엔 상인과 손님들이 나누는 구수한 입담과 걸쭉한 수작이 있다. 시장 풍경은 아련한 추억의 창고다. 과거와 현재가 함께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그래서 재래시장을 생활 속 타임머신이라고 했다. 재래시장이 사라지고 있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재래시장이 활성화되는 곳도 분명 있다. 속초관광수산시장, 정선시장 등 전통시장의 인기는 매우 높다.

이는 지역 전통시장들이 점차 ‘라이프스타일형 관광’을 추구하는 수요자들에 의해 점진적으로 장소성의 변화 과정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품질 좋은 재화를 저렴한 가격에 사고파는 ‘상인과 고객 중심의 장소’에 덧붙여 지역 문화적 감성을 있는 그대로 외지 관광객들에게 노출시킴으로써 체험적 소비를 유도하는 관광지로서의 장소적 성격을 부여받는 중이다. 전통시장 활성화 대책의 발상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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