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기습 한파에 치솟는 난방비 "냉골에 온 몸 아파도 보일러 엄두 안 나"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온 '뚝' 주거취약계층 이중고
노로바이러스 기승 건강 피해 우려 이어져
보건당국 한랭질환 감시체계 가동

◇1일 오전 찾은 춘천 소양로 쪽방촌. 김모(90)씨는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도 난방비 부담에 보일러를 켜고 있지 않았다.

강원 지역에 찾아온 기습 한파로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노숙인과 쪽방촌, 고시원 거주자 등 에너지 빈곤층은 치솟는 물가와 난방비로 인해 건강과 생명마저 위협당하고 있었다.

춘천 소양로 쪽방촌에서 홀로 살고 있는 김모(90) 할머니도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 걱정이 커져만 간다. 1일 찾은 김씨의 집은 영하의 날씨에 보일러를 틀지 않아 바닥이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양말을 벗고 올라서면 냉기가 감돌아 걷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김 할머니는 "차가운 바닥에서 자다 보면 매일 허리와 온 몸이 아프고, 뼈마디가 쑤셔 하루종일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겨울철이면 난방비가 생활비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는데 올해는 기름값이 더욱 올라 추워도 보일러를 돌릴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자들도 고통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춘천 온의동에서 화원을 운영하는 김모(66)씨는 “지난주에는 식물원에서 하루에 50여장씩 연탄을 사용했는데 한파가 시작된 이번주부터는 80장 이상씩 들어가고 있다”며 “난방비 부담이 커지다보니 주변 화훼농가 중 겨울철 시설 작물을 아예 포기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겨울철 단골 감염병인 노로바이러스 등 식중독 환자도 급증, 방역당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강원도 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6일까지 노로바이러스 환자 204명이 발생, 지난해 같은 기간 116명에 비해 2배 가량 증가했다. 질병관리청은 손씻기와 음식 익혀 먹기를 당부하는 한편 이날부터 한파로 인한 건강 피해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시작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올 겨울은 기온 변화가 크고,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기상청의 겨울 기후전망에 따라, 갑작스러운 추위로 인한 한랭질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