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확대경]스포츠의 순기능

손호성 강릉시체육회장

누구는 웃음이 만국의 공통언어라고 했지만, 스포츠야말로 통역이 필요 없는 국제언어이다. 지금까지 국내의 굵직한 대회는 물론 여러 차례 외국에 가서도 스포츠를 통해 하나되는 광경과 영감을 수없이 느낄 수 있었다. 스포츠는 몰입·집중·동화를 통해 우리 인생의 한 부분이면서 일상적인 삶에 영향을 미친다. 스포츠를 통해 하나되고 그것을 통해 대화합을 이루는 것, 이것이 바로 스포츠가 구현하는 최고의 가치 중의 하나일 것이다.

스포츠는 결과를 가져오고, 승부를 가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 스포츠의 세계에서 패자와 승자가 악수할 수 있는가. 그것은 다음에 또 만난다는 것 그리고 지금엔 졌지만, 나중엔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을 함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구히 회자되는 말, “스포츠에는 영원한 강자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별다른 어려움이 없이 성공 일변도로 성장하는 회사는 건강하기 어렵다. 한 번의 실패도 없이 평생을 평탄하게 살아온 사람은 건강한 인격의 소유자가 되기 어려운 것과도 같다. 한 번도 패배의 쓰라림을 맛보지 않고 승승장구한 운동선수가 있다면 크게 대성하여 훌륭한 선수가 되기란 쉽지 않다.

필자는 수 십년 동안 스포츠(운동)에 몸 담아 왔고 스포츠와 건강, 스포츠와 행복의 관계를 규명하고자 노력해 왔다. 왜냐하면, 누구나 돈 들이지 않고 하는 운동과 스포츠를 통해 오늘보다 아름다운 내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신체(스포츠) 활동을 하면 행복해진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신경과학자인 스콧 스몰 박사(미국 컬럼비아대 메디컬센터)와 프레드 게이지 박사(솔크연구소)는 지난 2007년 “석 달간의 규칙적 운동이 새로운 신경세포를 생성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 ‘뇌세포는 새로 생성되지 않는다’는 이전까지의 학설을 뒤집어 버렸다. 과학자들은 신체활동에 대해 “인지 능력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효과적인 항우울제 겸 각성제로서 각종 중독과 우울증·스트레스·치매 등의 질환을 한꺼번에 예방, 치료할 수 있는 명약(名藥)”이라고 입을 모은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은 더 이상 모호한 구호가 아니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명확한 사실이다. 수준이 낮은 사람일수록 쉬운 인생을 택하고, 수준이 높아질수록 그에 걸맞은 고난도의 인생을 택한다고 한다. 인생은 적당한 스릴과 타개의 맛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는 것이 가장 좋다. 다르게 표현하면, 인생의 길에 주어지는 적절한 고난은 사람의 개인 수준을 높이는 연단과 훈련의 도구가 된다.

뛰어난 운동선수 역시 고난이 더 큰 발전의 지름길임을 안다. 그래서 고난의 현장에서도 좌절하지 않는 것이다. 시련의 난이도는 성장의 수준과 깊은 관계가 있다. 인생길에 어려움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성숙하고 경륜 깊은 사람이 된다는 증거이다. 그러므로 인생의 고난을 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즐기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고난은 포장된 커다란 축복이기 때문이다. 한해를 갈무리하는 12월, 도민 모두가 스포츠를 통해 더 건강하고 행복이 가득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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