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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경]권력은 왜 10년을 못 갈까?

곽영승 전 언론인/행정학박사

권불 10년, 재불 3대. 권력 10년 못가는 것은 권력의 역설이자 권력자들의 비극이다. 왜 이런 경구(警句)가 생겼을까? 사람은 권력을 갖게 되면 보료위에 비스듬히 누워 세상을 내려다보게 된다. 그게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근본적 한계다. 아부 아첨이 그런 행태를 부추긴다. 미국의 한 연구소가 대도시 교차로에서 실험-관찰한 결과, 좋은 차를 운전하는 사람일수록 경적을 자주 크게 울려댔다. 운전하는데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참지 못했다.

우월감 특권의식에 빠지면 자신의 욕구와 감정에만 집중하고, 자신의 눈으로만 세상을 보고, 남의 말을 듣지 않는다.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기 힘들기에 지혜와 멀어진다. 스스로 작은 사람이 돼서 배타(排他)의 길을 간다. 다른 사람은 안중에도 없는 사람을 누가 좋아할까? 결과는 인과응보인 권력의 상실, 즉 ‘권불10년’이다. 권력의 공적 보복이다.

이들은 자신의 시각이 세상의 잣대인양 거들먹거리면 부지불식간에 자식들에게 잘못된 세계관, 인생관을 심어준다는 것조차 모른다. 그런 부모를 보며 성장한 아이는 어떤 눈으로 세상을 볼까? 뻔하다. 바로 권력의 사적 보복이 시작된다.

그러면 어떤 사람들이 우월감 특권의식에 빠질까? 1. 소위 금수저로 태어나 저절로 상류층에 속하게 된 사람들 2.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했지만 갑질하는 위치에서 살아온 사람들 3. 무식한 고위층, 상류층들이 그렇게 되기 쉬울 것 같다. 1은 ‘나는 너희들 하고는 피가 다르다.’라고 생각한다. 2는 노력의 과정을 잊어버리고 ‘나는 천품(天稟)이 우수한 타고난 천재’라고 생각한다. 3은 뇌의 여과기능이 없는데다 생각을 싫어한다. 생각은 에너지를 쓰기에 힘들기 때문이다. 본능, 충동에 따를 뿐이다.

권력자는 이기적으로 변하기 쉽다. 사람을 이용하려 하고, 자신의 이익이 걸렸을 때는 법과 원칙에서 벗어나 예외적이 된다. 그래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타인에게는 원칙과 도덕을 기준으로 들이댄다. 위선자, 이중인격자가 된다. 지겹게 봐온 현실이다.

권력층이 우월감에 젖어 다른 사람들의 삶을 생각하지 않는 사회, 능력주의·실력주의사회는 모두가 자신만 아는 사회다. 사회를 이끌고 있는 권력층이 이기적이라면 그 사회가 어떻게 될까? 권력자들의 이기주의와 우월감이 자신의 아이들까지 공포와 절망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공화국에서 씨족사회로 후퇴한 지 오래다. 어찌할꼬?

무한한 우주, 장구한 자연계의 차원에서 볼 때 인간들의 다툼은 가소롭기 그지없을 것이다. 천지(天地)의 눈으로 보면 인간의 싸움은 벌레들의 다툼과 다를 바 없다. 자연은 그저 유전자(DNA)가 번성하면 되는 것이지 그 유전자가 세균의 것이든 인간의 것이든 상관치 않는다. 그렇듯 자연계에서는 박테리아든 인간이든 차이가 없다. 인간이 그 차별을 만들어냈을 뿐이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지난 2년 동안 전 세계에서 42조 달러의 부가 창출됐는데 63%를 상위 1%가 차지했다. 부익부빈익빈, 보료는 더 높아졌다. 타개책은? ‘권력자들의 어제와 오늘’을 내일 잊지 않는 것이다. 꼭 기억하자. 우리는 더 이상 냄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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