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확대경]강원교육의 변화와 혁신

최영일 강원도교육청 행정과장·시인

교육계에서 아이들의 기와 창의를 살려주는, 핀란드 등 북유럽 교육은 전 세계 교육 연구자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1대1 맞춤 수업은 AI 챗봇을 활용해 급속히 진화하는 중이고, 최근엔 획일화된 교실 벽을 허물고 복합적이고 열린 공간으로 학교를 리모델링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단 한 명의 아이도 낙오시키지 않고 우수한 인재로 키워내야만 국가가 발전할 수 있다는 확고한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늘 혁신적이고 선도적인 교육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교육은 명문대 진학이라는 목표를 획일적으로 설정하고, 학생과 학부모는 그 목표를 위해 모든 열정과 에너지를 쏟아 붇고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치킨게임을 하고 있다. 그리고 과도한 경쟁으로 다양성과 창의성을 잃어버리고 공정성에 대한 많은 부작용을 양산한 교육에 대한 불신은 최근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초저출산 국가라는 오명을 쓰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강원교육’이 단 한 명의 아이도 낙오시키지 않겠다며 들고 나온 ‘AI 맞춤형 교육기반 구축’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챗GPT’처럼 스스로 논리를 구성하고 의견을 제시하며 시, 소설까지 쓰는 인공지능이 출현한 시대에, 교사의 일방적 강의와 오지선다형 문제를 한 개라도 더 맞히기 위해 단순지식을 암기하는 교육방식은 이제 수정돼야 한다. 이에 ‘강원교육’이 추구하는 AI기반 교육 플랫폼 구축, 교육공간 현대화, 강원도형 학력신장 방안 등은 미래지향적이며 시의적절한 변화의 시도이며 강원교육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다.

그런데 강원교육이 추구하고자 하는 변화와 혁신이 성공하기 위하여는 몇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가장 시급한 두가지 과제는 ‘저출산’과 ‘지역소멸’이다. 그리고 과도하고 획일적인 교육 문제가 촉발한 저출산과 지역소멸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도 역설적으로 ‘교육’이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은 ‘인순고식(因循姑息) 구차미봉(苟且彌縫)’을 강조하며 이 여덟 글자 때문에 천하만사가 이지러지고 무너진다고 역설했다. 구습을 타파하지 않고 눈앞의 편안함만을 추구하는 것이 인순고식이고, 현실이 다급하니 이번만 넘기자는 것이 구차이고, 대충 모면하는 행태가 미봉이라고 했다. 그리고 ‘구차미봉’하면 결국 문제가 문제의 꼬리를 물고 퍼져 수습 불가능한 지경에 이른다고 했다. 이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강원교육’이 반드시 경계하고 채근해야 할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민선 4기 신경호 교육감의 교육철학이 새롭게 녹아든 ‘더나은 강원교육’의 교육활동이 시작되는 올 봄은 여러가지 관점에서 강원교육에 매우 중차대한 시기이다. 강원교육은 지난 1일자 조직개편을 통해 정책국을 신설하고 교육정책을 입안, 기획, 조정하는 정책 기능을 강화해 새출발을 하고자 한다. 더나은 강원교육이 던지는 변화와 혁신의 메시지가 도내 학교현장 곳곳에 스며들어 학부모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학생들에게는 새로움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강원교육 발 변화와 혁신의 훈풍이 잔잔하게 불어 들불처럼 활활 타오르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