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고속도로 역주행, 후진 중 충격 … 고령 운전 사고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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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중앙선 침범’ 사고 발생 타 연령 2배
전문가 “시·군 역할 중요, 시설 개선 등 해야”

◇원주경찰서가 추진했던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실버마크' 부착 캠페인.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3월 16일 오후 2시30분께 홍천군 내면 명개리에 있는 56번 국도. 화물차 한 대가 중앙선을 침범해 맞은 편에서 오던 오토바이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3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당시 화물차를 운전했던 고령 운전자 A씨는 춘천지법에서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고령 운전자에 의한 '고위험 교통사고'가 늘고 있다.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는 '중앙선 침범' 과 같은 교통 법규 위반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본보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혐의로 기소돼 춘천지법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고령 운전자(65세 이상) 10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위험도는 심각했다.

2019년 10월31일 동해고속도로 속초 방면 8.5㎞ 지점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도 70대 고령 운전자 B씨의 '역주행'이 원인이었다. 충돌을 피하기 위해 피해차량의 운전자는 오른쪽으로 급하게 방향을 틀었고, 운전자 동승자 등 4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 중 1명은 끝내 사망했다. B씨는 금고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고령 운전자의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사고 위험이 더 크다.

2020년 7월 18일 새벽 4시께 동해에서 발생했던 교통 사망 사고는 70대 후반의 운전자가 야간에 보행자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2019년 9월 30일 새벽 5시께 홍천에서 발생했던 사망 사고도 안개가 끼고 어두워 전방의 시야 확보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70대 운전자가 경운기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들이받은 것이 발단이 됐다.

2019년 8월 9일 홍천의 한 어린이집 마당에서 발생한 유아 사망 사고도 70대 운전자가 후진 하던 중에 발생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고령자의 중앙선 침범 교통사고 발생 빈도는 다른 연령대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고령 운전자의 인지능력을 특정하는 적성검사를 강화하고, 고령 운전자의 인지 능력을 고려해 교통 표지판 등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채홍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고령 운전자 사고 예방에는 일선 시·군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며 "과속방지턱 등 사고 예방 시설 설치, 보다 실효성 있는 교통 편의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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