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태백선 준고속열차, 올해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

폐광지와 영동남부권을 관통하는 태백선 철도의 준고속열차(EMU-150) 연내 도입은 지역 숙원사업이다. 폐광지역의 최대 현안은 교통 인프라 확충이다. EMU-150은 춘천~서울 간 ITX와 비슷한 스펙의 신형 준고속열차다. 태백선은 1975년 개통했지만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분석 결과 EMU-150의 운행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백선 도입 시 청량리~태백 운행 시간이 현재 4시간 안팎에서 2시간30분대로 단축되며 영월까지는 1시간30분으로 줄어든다. 지역에서는 태백선의 EMU 운행은 단순한 교통망 개선사업이 아니라 지역의 소멸을 막는 전략사업 육성을 위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폐광지역 4개 시·군이 청량리~제천~영월~사북~태백을 연결하는 태백선 준고속열차 도입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도와 4개 시·군은 코레일 측과 올 들어 4차례 회의를 갖고 당초 2028년 투입될 예정이었던 시속 150㎞의 EMU-150의 2023년 도입을 논의했다. 양측은 서울 청량리역과 영월역, 정선 민둥산역, 태백역, 삼척 도계역, 동해역 일일 왕복 1회 운행에 합의했다. 가장 큰 관건은 적자 보전이다. 경유 노선의 인구가 적고 수요 대부분이 사실상 ‘관광’이라는 점에서 평일, 비수기 이용률이 크게 떨어져 적자가 불가피한 탓이다. 하지만 적자 규모를 최소화하려는 도·폐광지 시·군과 최대치를 산정한 코레일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양측의 막판 줄다리기가 길어지는 이유다. 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코레일과 도가 제시한 적자 규모의 편차가 수십억원인 것으로 전해진다. 적자 보전 협상이 끝나야 후속 논의를 이어 갈 수 있다. 올해 안에 운행에 들어가기 위해 신속한 타결이 필요하다.

물론 코레일의 EMU 운행은 교통 수요가 높은 타 지역의 신규 열차 투입 포기로 발생하는 ‘기회손실비용’을 도와 태백선이 지나는 시·군이 보전해 주는 ‘조건부 추진’이다. 하지만 태백선이 통과하는 지자체는 수십 년간 인적·물적 교류의 중추기능을 수행하며 국가 발전에 기여해 왔다. 단순히 경제논리로만 재단해서는 안 된다. 먼저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라. 지역 주민들의 발 노릇을 해 온 태백선이 개선되면 지역의 소멸을 막고 국토 균형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코레일이 공기업답게 국가 균형발전의 기반 교통시설인 태백선 본연의 목적을 살리는 데 적극 협조해 주기를 기대한다. 정부와 정치권도 이 같은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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