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뼈를 깎는 대학 구조개혁, 생존이 걸린 문제다

도내 2024 수능 응시자 1만2,179명 역대 최저
국공립대부터 통폐합, 가시적 성과 내야 할 때
전문대학 위기에도 눈 돌려 정부 지원 늘려야

지역 대학의 구조개혁은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될 사안이다. 이는 대학의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강원지역 수능 응시생 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대학의 신입생 모집에 비상이 걸렸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 원서 접수 결과 도내 응시자는 1만2,179명으로 역대 최저 인원을 나타냈다. 도내 수능 응시자 수는 2018학년도까지만 해도 1만5,000명대를 유지했지만 2020학년도 1만3,654명, 2021학년도 1만2,347명 등으로 1,000명 이상씩 감소하다가 2023학년도에는 1만2,000명대로 내려앉았다.

올해 강원지역 고3 학생 수는 1만1,699명으로 도내 4년제 9개 대학의 수시 모집인원인 1만2,942명(정원 내)보다도 적다. 단순 수치로 계산하면 도내 대학들이 강원 학생들을 전부 유치해도 정원은커녕 수시 모집인원조차 채우기 어렵다는 얘기다.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급감으로 대학 구조조정이 절실하다는 점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실행은 지지부진하기 짝이 없다. 교육부는 우선 관할하에 있는 국립대부터 과감한 통폐합을 진행해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야 한다. 지금 대학 간 학점이나 강의 교류 같은 수준의 논의에 그칠 때가 아니다. 좀 더 근본적인 국공립대 통폐합에서 모범을 보여야 부실 사립대학들도 설득력을 갖고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가에서 그동안 낮은 단계의 구조개혁인 연합체 논의가 있어 왔다. 그러나 연합체 논의조차 온갖 기득권 벽에 부딪혀 실행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제 대학 구조개혁은 엄연한 현실이 돼 가고 있다. 우선 지역 대학 스스로 인구 감소 등 빠르게 변하고 있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구조개혁에 나서면 일차적으로 지역 대학이 직격탄을 맞게 될 것임은 불 보듯 뻔하다. 여기서 유념할 것은 대학 구조개혁을 4년제 일반대학 위주로 생각하면 곤란하며 전문대학의 위기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대학의 구조개혁이 대학입시를 중심으로 공론화되다 보니 학벌주의나 대학 서열 구조가 문제의 핵심으로 부각되는 경향이 크다.

물론 이 사안도 중요하다. 하지만 전문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 대부분 소득 수준이 낮은 계층 출신의 젊은이들과 이들을 가르치는 교수진은 높은 등록금 부담과 열악한 교육환경에 시달리며 마구잡이 구조개혁의 부작용에 신음해 왔다. 전문대학 대다수가 국공립이 아닌 사립이고 정부 지원이 부족한 탓이다. 학벌주의 타파에 집착하다 보면 개혁의 목소리에 뜻하지 않게 계급적 한계가 짙게 깔릴 위험이 있다. 여기에다 대학교육의 질을 제고해 나가야 할 때다. 즉, 국제 경쟁력을 갖춘 연구를 뒷받침할 학문 정책이 필요하고, 입학만 하면 졸업이 가능한 관행도 엄정한 학사관리를 통해 바꿔야 한다. 또 대학 운영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위해 전문적인 상시 감시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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