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6개 시·군 묶는 '공룡선거구' 현실화? 강원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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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정위 원안 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급부상
춘천 단독 분구· 강릉-양양 등 나머지 선거구도 조정
與 "민주당이 원안 주장" VS 민주 "여당이 먼저 통보"
'공룡선거구'탄생하면 정치권 모두 책임론 불가피

4·10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을 놓고 강원 6개 시·군을 묶는 선거구획정위원회 원안을 그대로 통과시키자는 주장이 또다시 급부상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렇게 되면 춘천은 단독 분구되고, 서울 면적의 8배에 달하는 '공룡 선거구'가 탄생, 지역 사회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민주당 원내대표와 정개특위 간사가 민주당 입장을 통보했다"며 "국회의원 정수와 지역구, 경계조정 모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제시한 원안대로 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개특위 간사간 합의된 특례구역 조정과 관련된 것 이라도 여야간 합의를 통해서 선관위 안을 좀 수정하자고 협상을 해볼 계획"이라며 "특히 획정위 안에는 강원의 6개 시·군 선거구가 있는데 강원은 현행대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획정위가 제시한 안은 춘천을 단독 분구시켜 2석으로 만들고, 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강릉-양양 등으로 바꾸는 것이다.

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선거구의 경우 무려 6개 시군을 묶어 지역 대표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획정안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해당 선거구는 서울 면적의 8배 규모로 서울지역 국회의원 1인당 평균 관할 면적의 323배를 책임져야 한다.

원내수석부대표인 이양수(속초-인제-고성-양양) 의원은 "민주당은 앞서 여야가 선관위에 제출한 잠정 합의안까지 모두 뒤집자고 하는 것"이라며 "일종의 협상 테이블을 걷어찬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협의한 안이 최종 확정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심각한 것이 강원이다. 6개 시·군을 묶으면 이 선거구가 강원 전체 면적의 30%를 차지한다. 이걸 의원 한 명이 관할하는 것인데, 한명이 도저히 감당 어려운 선거구"라고 지적했다.

또 "부산 한 석 줄여주지 않아 테이블을 걷어찬 것으로 보고 있다. 요구를 관철하지 않는다고 테이블을 박차는 것까진 좋은데 기존 잠정 합의한 것, 합리적으로 조정한 것을 다 무시하고 비합리로 돌아가겠다는 처사는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당초 선관위 획정안 가운데 강원지역 부분은 여야가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데 공감대를 이뤘었다. 앞서 여야가 선관위에 제출한 잠정 합의안에도 강원 선거구는 변함없이 그대로 유지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어 현행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었다.

이 의원은 "강원지역 선거구 유지를 위해 최대한 협상할 계획"이라면서도 "시간이 별로 없다"고 우려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획정위 원안 통과 추진을 못박으면서도 "여당측이 먼저 원안대로 가자고 통보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여당 측에서 선거구 획정 관련해 사실과 맞지 않는 말씀 하셨다"며 "여당 측에서 우리가 연동형 비례제를 선택한 이후 모든 합의를 백지화하고 원안대로 하자며 선관위 획정안이 자기네 입장이다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고민 끝에 저희는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원칙을 지키면서 가자고 해서 그냥 선관위 획정안을 원안 그대로 받자고 제안했고, 29일 통과시키는걸 어제 통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더이상 이거 손대고 저거 손대하고 하면 여야가 이해관계에 따라 선거구 획정안에 손 댔다는 비판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더이상 늦출 수 없고, 29일 본회의에서 선관위가 보낸 획정안을 원안 그대로 받자고 했는데 우리가 무슨 꼼수를 부리고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28일 획정안 원안 그대로 정개특위를 거쳐서 29일 본회의서 통과하면 된다. 더이상 협상의 여지는 없다"고 못박았다.

책임 소재 공방은 차치하더라도 강원 지역 입장에서는 획정위 원안이 이번 총선에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한층 커진 셈이다.

선거법 개정안 처리가 오는 29일 예정돼 있는만큼 여야는 정개특위가 열리는 오는 27일까지는 합의를 이뤄야 한다. 길지 않은 시간이다. 만약 여야 합의가 안되면 민주당 주장대로 강원 공룡선거구가 포함된 획정위 원안이 이번 총선에 적용된다.

이 경우 이미 공천작업을 끝낸 춘천과 접경지역 공천을 다시 해야 한다.

지역 사회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총선이 5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구를 대거 흔들려고 하는 정치권에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지역 단체와 주민들은 '상경 투쟁' 등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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