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삼겹살 외식 1인분 평균 '2만원' 첫 돌파…"셋이 먹으면 10만원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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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원 '참가격' 서울지역 8개 메뉴 5월 외식비 공개
2021년 5월 기준 1만6천581원에서 3천502원 올라

◇"통삼겹 1인분 180g에 1만8천원" 사진=연합뉴스

최근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삼겹살 외식 1인분(200g) 평균 가격이 서울 기준 처음으로 2만원을 넘어섰다.

서울에서 대표적인 외식 메뉴인 김밥과 자장면·삼겹살·비빔밥·김치찌개백반 등 5개 품목 평균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11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달 서울 기준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8개 외식 대표 메뉴 중 삼겹살 1인분 가격은 2만83원으로 4월 1만9천981원에서 102원(0.5%) 올랐다.

삼겹살 200g 외식 가격은 2017년 11월 처음 1만6천원을 넘었고, 2021년 9월 1만7천원대, 2022년 7월 1만8천원대, 작년 12월부터 1만9천원대를 이어왔다.

3년 전인 2021년 5월 가격 1만6천581원과 비교하면 3천502원(21.1%)이 올랐다.

직장인들은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이 더는 서민 음식이 아니라며 치솟는 외식비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서울 광화문이나 강남 유명 고깃집에서는 삼겹살 1인분을 150g으로 정하고, 1만7천원에서 1만9천원을 받는다. 200g 기준으로 환산하면 2만원을 넘어 2만5천원대에 이른다.

소주는 통상 1병에 5천원, 고급 식당에서는 6천∼7천원까지 받는다. 맥주도 1병에 통상 6천원을 받고 비싸면 8천원도 받는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직장에 다니는 김모(38)씨는 "이제 동료들끼리 삼겹살에 소주 한잔하자고 말하기도 부담스럽다"며 "남자 두세명이 가면 고기 4∼5인분은 거뜬히 먹는데 술값까지 하면 10만원이 훌쩍 넘는다"고 말했다.

가령 A식당에서 1인분(150g)에 1만7천원인 삼겹살 5인분에 5천원짜리 소주와 6천원짜리 맥주 각 3병을 마시면 12만1천원을 지불해야 한다. 찌개나 냉면을 곁들이면 값은 더 올라간다.

메뉴판 가격을 낮추기 위해 삼겹살 1인분 중량이 130g, 140g인 식당도 있어 1인당 1인분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서울 종로구의 회사에 다니는 노모(50)씨는 "삼겹살이 너무 비싸져서 그런지 양으로 장난치는 가게들도 있는 것 같다"며 "가격은 그대로인데 양이 줄었는지 1인분이 1인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삼겹살 외식 가격이 워낙 비싸다 보니, 가족끼리 외식을 포기하고 집에서 먹는 경우도 많다.

서울 금천구에 사는 주부 박모(62)씨는 "요즘 오랜만에 가족이 모여도 외식하기가 겁난다"며 "번거롭긴 해도 삼겹살집에 가서 비싸게 주고 먹느니 마트에서 고기를 사다 푸짐하게 구워 먹는 게 낫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공인중개사 박모(45)씨도 "네 식구가 식당에서 고기를 먹기에는 물가가 너무 올라버렸다"며 "창고형 마트에 가면 국내산 덩어리 삼겹살이 1㎏당 1만8천원대, 미국산 등심이 1㎏당 8만원대라서 이걸 사다가 직접 손질해 먹는다"고 말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외식 물가가 전반적으로 급격하게 오르는 상황"이라며 "소비자에게 가해지는 부담이 지나치게 크기 때문에 정부가 세제지원이나 관세 인하 등 쓸 수 있는 카드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이 오른 뒤에는 다시 내리기 어렵기 때문에 물가 상승 분위기에 편승해 그동안 억제돼 있던 물가까지 덩달아 오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김밥 한 줄도 4월 3천362원에서 지난달 3천423원, 자장면은 7천146원에서 7천223원으로 올랐다.

김밥은 원재료인 김 가격이 오르면서 지난 4월부터 두 달 연속 가격이 올랐다.

비빔밥은 한 그릇에 1만846원, 김치찌개백반은 8천192원으로 각각 올랐다.

칼국수와 냉면은 한 그릇에 각각 평균 1만원, 1만2천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삼계탕은 토속촌과 고려삼계탕 등 유명 식당의 경우 이미 2만원을 받고 있다

냉면도 필동면옥은 1만4천원, 을지면옥·을밀대 1만5천원, 우래옥·봉피양은 1만6천원을 각각 받는다.

한편, 고물가 속에 지난해부터 이어진 정부의 먹거리 물가 고강도 관리가 4·10 총선 이후에도 계속되면서 원부자재, 인건비 등 부담에도 가격 인상을 미뤄오던 기업들이 속앓이하고 있다.

이들 기업 중에는 제품 가격 인상안을 발표했다가 시기를 한 두차례씩 늦춘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업체들은 "자유시장경제에서 말도 안 되는 일", "업종별 형평성이 어긋난다" 등의 불만을 쏟아내면서 2년째 가격 인상을 자제하다 보니 어려움이 가중된다고 하소연했다.

반면 정부는 고물가에 국민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가격을 불필요하게 올려 기업만 폭리를 취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며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관리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추후 통제가 풀리면 물가 부담이 일시적으로 커질 수 있다며 인상이 필요한 제품 가격은 올리도록 하고 불필요하게 가격 인상 분위기에 편승하는 얌체 기업들을 선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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