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언중언]신유목사회

 오늘날 세계는 메가 트렌드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 앨빈 토플러는 '제3의 물결'이라는 말로, 피터 드러커는 '글로벌 경제', 레스터 서로우는 '지식의 지배', 사무엘 헌팅턴은 '문명의 충돌'이라는 개념으로 이 거대한 변화의 윤곽을 그려보려고 애썼다. 최근에는 원시유목시대의 긴 지배가 마감되고 신유목사회 개념이 등장했다. ▼프랑스 철학자 들뢰즈가 그의 저서 '차이와 반복'에서 유목민을 뜻하는 노마드를 묘사하면서 유목사회가 현대철학의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미래학자인 프랑스의 자크 아탈리는 '21세기 사전'을 통해 유목문명의 도래를 정확하게 읽어냈다. 그는 '유목민'이 21세기 인간의 전형이며 유목민의 가치와 사상, 욕구가 사회를 지배할 것으로 보았다. 원시유목시대에는 유목민이 초원에 정착해 소나 양떼를 키웠으나 신유목사회에서는 인공적 초원인 무한공간 속에서 정보를 찾기 위해 사이버 세계를 누빈다.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으로 인해 정보의 수명이 단축되고 있다. 과거에는 남보다 먼저 획득한 정보로 몇십 년 동안 잘살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무도 정보를 독차지할 수 없고 제 칸막이 안에 가두어놓을 수 없다. 실제 '유목성'이라는 말을 얼마나 깊게 자각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바뀐 사례는 많다. 빌 게이츠가 세계적인 CEO가 된 것은 유목이동문명의 도래를 일찍 발견하고 그 문명 진화의 선두에 섰기 때문이다. 항상 새로운 정보를 찾아나서지 않으면 안되는 유목이동시대다. ▼낡은 마인드로는 신유목사회에서 성공할 수 없다. 그들에게는 시대로부터의 도태라는 가혹한 형벌만 있을 뿐이다. 급격한 변화에 얼마나 창조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그 운명이 결정된다. 그러나 신유목사회에는 기술과 정보의 편중화 독점화라는 새로운 소외현상이 발생한다. IT제국주의 탄생 등 권력화현상도 나타나고 정보쓰레기가 새로운 초원의 골칫거리로 등장한다. 가상세계에만 몰두해서는 안된다. 신유목과 원시유목의 조화가 중요하다. <張奇永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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