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언중언]`한일연가'

 혐한류(嫌韓流) 문제로 인터넷이 뜨겁다. 한국을 공공연히 헐뜯고 일본에 대해 무조건 옹호하는 일본 만화 '혐한류'가 일본에서 베스트셀러로 젊은층의 지지를 얻고 있다. '한국이 스스로 식민지화를 원했다' '한국에는 더 이상 사죄도 보상도 필요없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에 맞서 혐한류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한국 만화도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혐한류는 지난 7월 출판된 이래 이미 30만부를 돌파했다. 내용은 일본에 의한 식민지 통치나 전후보상 문제로부터 다케시마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철저한 한국 비난과 일본의 피해자 의식이 펼쳐지고 있다. 이 책은 인터넷을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청소년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연내에 속편 '혐한류2'까지 출판될 예정이다. 일본 최대 게시판인 '2채널'에도 한국혐오파가 압도적이다. 그저 한국에 대한 험담을 올리는 혐한주(嫌韓廚)로 불리는 사람들의 활동도 활발하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카페에는 혐한류를 반박하는 글과 만화가 가득하다. 지금이라도 당장 홀라당 타버릴 기세다. 그 기세는 대부분 일본 또는 일본인에 대한 무조건적인 증오 일색이다. 싸잡아 미워하고 욕한다. '전멸시켜야 한다' '핵폭탄으로 날려버려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혐일류'를 만들자는 의견도 올라와 있다. 주목할 점은 일본에서 폭발적인 판매부수에도 불구하고 혐한류의 서평이나 기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아사히신문 등 주요 신문은 혐한류의 광고게재를 거부했다. ▼일본내 한류열풍은 좀처럼 식지 않고 오히려 인기를 더해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일부의 '안티한류' 움직임과 그 바람도 점점 드세지고 있다. 이는 한류에 구정물을 끼얹을 수 있다. 양국이 과거 불행한 역사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첩경은 양국의 시민들이 건강한 시민의식으로 무장하고 국가주의의 부활을 경계하는 것이다. 한·일문화의 친연성(親緣性)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그러면 한류열풍을 몰고 온 '겨울연가'가 '한일연가'로 진전될 수 있다. <張奇永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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