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강원 소방관은 ‘단벌신사’

화재진압시 착용 특수방화복 6년동안 한 벌만 지급

소방관들이 화재 진압 시 착용하는 특수방화복이 최근 6년동안 1인당 단 한 벌밖에 지급되지 않아 대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25일 도내 일선 소방서에 따르면 소방대원들이 사용하고 있는 방화복 상·하의와 장갑, 신발 등 보호장비는 2002년 지급돼 대원 1인당 한 세트를 소유하고 있으며 가격은 60만원 상당이다.

2002년 방화복이 일괄적으로 교체·지급된 것도 2001년 3월 서울 홍제동 화재현장에서 소방관 6명이 순직한 것을 계기로 정부차원에서 내려진 조치였다.

한 소방대원은 “방화 신발이 한 켤레밖에 없어 물에 젖기라도 하면 축축한 신발을 신고 현장에 나설 수 밖에 없다”며 “퇴직하는 선배라도 있으면 선배의 방화복을 물려받아 사용하기도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대원은 “방화복이 입지 못 할 만큼 다 해지면 신청을 통해 새로 지급받을 수 있지만 결국 본인이 사용하는 방화복은 한 벌”이라며 “2002년에 방화복을 지급받은 대부분의 대원들이 6년째 같은 방화복을 입고 현장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방대원의 처우는 홍제동 화재참사와 같은 일이 불거져야 개선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 각 소방서에 방화복을 말리기 위한 건조 기계가 설치돼 있지만 지역 119안전센터나 파출소 직원들이 거리와 시간상의 문제로 사실상 이를 이용할 수 없어 이들에게는 무용지물이다.

경기도나 인천 등 수도권에 근무하는 소방대원들은 이 같은 열악한 강원도내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의 한 소방서 관계자는 “2년마다 새 방화복으로 교체해 줘 대원들이 1인당 2∼3벌 이상 방화복을 갖고 있다”며 “오랜 기간 사용하면 효과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대원들의 안전을 위해서다”고 밝혔다.

경기도 수원의 한 소방서 관계자는 “ 2∼3년마다 새 방화복으로 교체·지급되고 있다”며 “퇴직한 선배들의 옷을 물려 입는다는 사실이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예산 부족으로 경기도나 인천과 같이 새 방화복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며 “내년에 대원들의 방화복을 교체·지급하기 위해 1억2,000만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서승진기자 sjseo@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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