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주말 엔터]그대 이름은 커∼피

“‘커피’는 악마와 같이 검고/ 지옥처럼 뜨겁고/ 천사와 같이 아름답고/ 사랑처럼 달콤하다” 생전에 커피광으로 불렸던 프랑스의 외교관이자 작가인 탈레랑(Talleyrand 1754∼1838년)은 이같이 커피를 예찬했다.

그후 탈레랑의 열렬한 애정과 사랑을 받았던 커피는 300여년이라는 시간을 건너 21세기 현대인들이 가장 즐겨마시는 기호식품으로 자리잡았다.

굳이 탈레랑의 거창한 예술적 예찬까지는 아니더라도 여전히 현대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혼자 마시는 한 잔의 커피는 사색의 시간을, 연인과 마시는 커피는 사랑을 더해주며, 지인들과 마시는 커피는 일상의 스트레스를 말끔히 날려준다.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 일상의 여유와 감동을 선물해주는 커피, 그 진한 향 속으로 여행해 보자.

>> 커피의 기원

커피의 기원은 ‘에티오피아 고원 발견설’과 ‘오마의 발견설’로 크게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야기는 ‘에티오피아 고원 발견설’로 양치기 칼디아가 목장 근처 나무에서 빨간 열매를 따 끓여 먹기 시작했다는 내용이다.

‘오마의 발견설’은 이슬람 사제인 오마르가 적에게 모함을 당해 아라비아국 모카(현재 북예멘)로 피신하다 작은 나무에 달린 붉은 열매를 따먹고 죽음의 경계에서 살아나게 되었고, 그후 열매를 환자들의 치료약으로 썼다는 이야기다.

커피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구한말 선각자 유길준(1856∼1914년)이 쓴 ‘서유견문’에서 나타난다.

고종황제가 커피 애호가였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커피가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보급된 시기는 6·25전쟁이 끝난 후부터.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값싼 인스턴트 커피가 대량으로 보급되고, 1970년대 국내 한 식품회사가 인스턴트 커피 생산에 성공하면서 커피의 대중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이후 인스턴트 커피는 커피믹스(커피, 크림, 설탕을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표준화한 비율로 섞어 낱개 포장한 것)로 외형을 바꾸어 표준화된 맛과 어디서나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용이성으로 현재까지 국민 음료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커피시장은 1990년대 접어들면서 또 한번의 변화를 맞게 된다.

‘오렌지족’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해외 관광객과 유학생들의 수가 급증하면서 원두커피 소비가 증가하게 된다.

여기에 1990년대 말 커피를 종이컵에 담아주는 미국식 테이크아웃 커피점이 소개되면서 에스프레소와 여기에 우유, 시럽, 휘핑크림 등 다양한 향신료를 첨가한 커피음료가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현재 도내에도 스타벅스, 이디야, 로즈버드, 던킨도너츠 등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 20여개가 성업중이다.

>> 커피의 종류

△품종에 따른 분류

커피는 재배지역에서 나는 콩두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지만 품종에 따라 아라비카 종과 로부스타 종으로 나눌 수 있다.

최근 모 식품회사의 커피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아라비카 종은 병충해에 약해지만 맛과 향기가 뛰어나고 원두커피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와 반대로 로부스타 종은 병충해에 강해 대량재배가 가능하고 아라비카에 비해 가격이 2배 이상 저렴하지만 거칠고 쓴맛이 강해 주로 인스턴트 커피를 제조하는데 사용된다.

△당신의 커피 취향은

제조 방법에 따라 커피는 크게 핸드드립식, 에스프레소, 인스턴트로 분류할 수 있다.

핸드드립식 커피는 흔히 말하는 원두커피.

볶은 커피 원두를 알맞은 크기로 분쇄하거나 미리 분쇄된 커피를 구입해 물의 양을 조절해가며 맛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커피 콩두의 맛과 향을 그대로 느낄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에스프레소는 이탈리아에서 대중적인 커피로 맛과 향이 원두커피보다 진하다.

단시간 높은 압력을 가해 커피를 추출한 후 원액 그대로를 마시거나 우유, 휘핑크림 등 다양한 향신료를 첨가한다.

커피음료로 인기가 많은 카페라떼, 카페모카 등이 에스프레소를 기본으로 한 베리에이션(Variation) 커피다.

여기에 전국민의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는 인스턴트 커피를 빼놓을 수 없다.

일명 ‘다방커피’ ‘자판기 커피’로 불리는 커피믹스는 대부분 로부스타 종의 저렴한 커피에 크림, 설탕이 더해져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커피계의 ‘정석’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해 국내 커피믹스 시장 규모는 6,047억원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이는 커피시장 매출의 80%를 넘는 수치라고 한다.

>> 춘천 커피전문점

△커피안=‘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란 뜻을 가진 이곳은 춘천에서 몇 안되는 로스터리 카페로 주인이 커피콩을 직접 볶아가며 맛을 낸 ‘핸드 드립 커피’메뉴만 10여가지에 이른다.

3∼4가지 커피를 섞어 최상의 향과 맛을 냈다는 하우스 커피를 비롯해 콜롬비아 슈프레모, 브라질 산토스, 과테말라 안티구이, 블루마운틴 등 춘천에서는 흔히 맛볼 수 없는 세계 각국의 풍미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다.

블루마운틴 블렌디로 칼로리가 낮아 여성들에게 좋다는‘다이어트 커피’처음 원두커피를 마시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진하게 내린 커피에 우유를 더해 부드러움을 가미한 ‘밀크커피’가 특이하다.

여기에 재즈바를 연상케하는 세련된 인테리어와 손님들의 신청곡을 들려주는 DJ박스 음악은 커피의 맛을 더한다.

△예부룩=고슴도치섬 안에 위치한 이곳은 아름다운 주변 경관으로 시민들에게 잘 알려진 곳이다.

그러나 이곳에 지역보다 외지인들에게 더 잘 알려졌다는 ‘이름없는 커피’가 있다.

어떤종류의 원두가 들어갔는지 절대 알려줄 수 없다는 이 커피는 처음에는 판매보다 주인이 마시기 위해 만들었다.

2가지 커피를 블렌드한 것으로 원두커피의 쓴맛과 싱거운 맛을 교묘하게 피해간 오묘한 맛으로 인스턴트 커피맛에 길들여진 사람이라도 처음부터 부담없이 마실수 있다.

여기에 달콤한 쿠키까지 함께 하면 더없이 행복할 듯 싶다.

차경진기자 ancha@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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