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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이공계 두뇌클럽'

독일의 메르켈 총리, 영국의 대처 전 총리, 이란의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 싱가포르 리셴룽 총리, 우루과이 바스케스 대통령, 말레이시아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 과테말라 콜롬 대통령. 이들은 모두 이공계 출신의 지도자이다.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는 법학 경제학도가 아니면 명함도 내밀기 어려운 일본 정계에서 보기 드문 이과 출신이다. 도쿄대 공학부를 졸업하고 미 스탠퍼드대 공과대학원에서 박사과정까지 수료했다. 중국 차기 지도자 시진핑 국가 부주석도 칭화대 공정화학과를 졸업한 '이과' 출신이다. 원자바오 총리도 베이징지질대학 광산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조지 워싱턴은 독학으로 수학과 측량학을 공부했고 수도 워싱턴을 직접 측량한 엔지니어였다. 31대 허버트 후버 대통령은 지질학을 전공했고 지미 카터도 처음엔 공학도였다. 이공계 출신이 연구직에만 종사해야 이공계와 나라가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 주고 있다.

▼우리나라 고위 공직자 중 이공계 출신의 비율은 20% 정도에 불과하다. 국회의원의 비율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꼴찌다. 이공계 출신 고급인력을 연구실에만 묶어두면 이러한 불균형은 해소될 수 없다. 이들이 다른 분야로 옮겨가는 것을 '배반'으로 생각한다면 이는 시대적 착오다. 융합이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오늘날 전통적인 과학기술 영역 외에도 경영, 법, 행정, 문화, 예술 등 전 분야에서 이공계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을 필요로 한다. '기술입국'이라는 애국심에 호소해 이공계 출신의 고급인력을 연구실에 가두어 두던 시대는 지났다.

▼우리나라 최상위 국가 장학생인 '대통령 과학 장학생'들의 모임이 이달 중 발족될 것이라 한다. 이른바 '이공계 두뇌클럽'이 탄생될 전망이다. 학문의 세계에선 융합 통섭이라 하여 이미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복합적 지식과 유연한 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적응력을 갖춘 인재다. '이공계 두뇌클럽'이 이 요구에 부응할지 지켜볼 일이다.

권혁순논설실장·hsgweon@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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