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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희망레일

시베리아횡단철도는 아시아와 유럽대륙에 걸쳐 있는 러시아 교통산업의 대동맥이다. 모스크바에서 출발해 태평양 연안의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이어진다. 노선의 총길이가 무려 9,288㎣로 세계에서 가장 길다. 이는 지구 둘레의 약 4분의 1에 해당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22번 이상 달리는 거리이며, 쉬지 않고 운행해도 6박7일, 156시간이 걸린다. 달리는 동안 7번이나 시간대가 바뀌고, 시발역과 종착역 사이에는 11시간의 시차가 있을 정도다.

▼러시아의 동서는 물론 유라시아 대륙을 하나로 연결하는 의미도 크다. 지금 이 시간에도 열차들이 베를린에서 모스크바를 거쳐 시베리아 초원을 달리고 있다. 카자흐스탄, 몽골 또는 중국을 관통하며 힘차게 질주한다. 한때 지구상에서 제일 긴 녹슨 길이라는 혹평을 받았으나 요즘은 수많은 사람과 물자를 실어 나르는 황금 노선으로 부상했다. 이 열차가 통과하는 북방 초원은 우리 민족의 마음의 고향이며 일찍이 선조들이 철마 대신 말을 타고 누볐던 길이다.

▼한반도에서 유럽을 잇는 데도 철도망은 긴요하다. 노선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략 1만1,000~1만3,000㎣의 길이가 예상된다. 반면 해운은 수에즈운하를 통하면 2만㎣이고, 파나마운하를 거치면 2만3,000㎣다. 육로 길이는 해로의 절반에 불과하다. 그만큼 소요비용이 감소한다. 부산항에서 핀란드까지 선박을 이용하면 28일이 걸리지만 철도의 경우 12~13일이면 가능하다. 에너지 협력뿐 아니라 자유무역 상황에서 교통·철도망은 절대적이다.

▼한반도종단철도를 시베리아횡단철도에 연결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 논의되기도 했으나 강원도의 입장에서는 절실한 인프라다. 도는 러시아의 극동지방을 수도권과 최단 거리로 이어줄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갖고 있다. 철도 연결의 효과는 크다. 이광재 지사가 동해에서 출발한 열차가 북한을 거쳐 핫산~블라디보스토크~모스크바~베를린~암스테르담으로 이어지는 '희망레일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강원도에 새 희망을 주는 희망레일이 됐으면 좋겠다.

장기영논설위원·kyjang3276@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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