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장마가 되면 ⑥
밤 11시쯤이었다. 맥의 사체 옆에서 움직이는 그림자가 있었다. “뭔가가 있어.” 손전등을 켰다. 군용의 강한 손전등 불빛 속에 짐승의 모습이 드러났다. 스라소니보다 조금 작고, 집고양이보다는 큰 들고양이인 오셀롯이었다. 여학생들이 불빛 속에 드러난 모습을 보고 감탄했다. “세상에 저런 예쁜 고양이가….” 노란 바탕에 검은 반점 등이 방사형으로 뿌려져 있고 푸른 눈동자에 긴 꼬리를 갖고 있는 들고양이였다.
오셀롯은 아마존의 원시림에서 혼자 원숭이나 새를 잡아먹고 사는데 희귀종으로 동물원에도 없고 표본이 있는 박물관도 드물었다.
파리의 패션가에서는 오셀롯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물로 간주해 모피는 범이나 표범의 그것보다 비쌌다. 오셀롯은 손전등의 빛을 받고 크게 놀라 도망가 버렸으나 여학생들의 머릿속에는 그 아름다운 자태가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 “저 고양이를 다시 볼 수 있을까?” 대원들의 질문을 받고 원주민 안내인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말했으나 대원들은 두 번 다시 그 고양이를 볼 수 없었다. 오셀롯은 아마존에서 가장 예쁜 짐승으로 여학생들의 기억 속에만 남아 있었다.
다음에는 뜻밖의 동물이 나타났다. 주머니쥐였다. 주머니 들쥐는 캥거루처럼 배에 주머니가 달려서 거기서 새끼를 키웠다. 주머니동물은 오스트레일리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마존에도 있었다. 아마존 주머니쥐는 토끼만큼이나 큰데 불빛에 드러난 모습이 섬뜩했다. 표범처럼 눈빛이 날카롭고 이빨도 그랬다. 그놈은 세상에서 가장 사나운 들쥐로 불빛을 보더니 반사적으로 아가리를 벌리고 덤벼들었다. 그놈은 일단 도망갔으나 얼마 후에 다시 나타났다.
이번에는 먹이를 뜯고 있는 족제비에게 덤벼들어 쫓아버렸다. 족제비를 쫓아버리는 쥐는 아마도 그놈뿐일 것이다. 다음은 도마뱀이었다. 몸 길이가 2m쯤 되는 도마뱀 한 마리가 게걸스럽게 맥의 등뼈 살을 찢어 뜯어먹고 있었으나 오래도록 먹이를 차지하지 못했다. 그때쯤에는 맥의 몸이 부패되고 있으므로 그 냄새를 맡고 많은 육식동물이 모여들고 있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들고양이가 도마뱀을 쫓아냈고, 한 무리의 박쥐가 들고양이를 덮쳤다. 콧등에 입술 모양의 고깃덩이가 붙어 있는 기괴한 박쥐인데 원주민 안내인은 그들이 흡혈박쥐라고 말했다. 그들은 즐겨 사람의 피를 빨아 먹기 때문에 그날 밤은 잠을 자지 말라는 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