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제군 서화리 마을 표정
한국DMZ평화생명동산
두 달간 겨우 223명만 찾아
주변 상가 발길 줄면서 쇠퇴
주말 저녁인데도 텅텅 비어
지난 5일 오후 금강산 일만이천봉 가운데 남한에 위치한 향로봉과 가칠봉의 중간쯤 인제군 서화면 서화리.
이 일대에 조성된 한국DMZ평화생명동산엔 10㎝ 이상의 눈이 그대로 쌓여 있어 여전히 겨울이었다. 겨울 동안 아무도 찾지 않은 듯 눈밭 위엔 발자국조차 찍혀 있지 않았다.
전시관 안엔 군인들이 훈련하는 모습과 DMZ의 동식물 사진들이 전시돼 있었지만 관광객은 없고 적막감만 흘렀다. 이곳에서 민간인출입통제구역과는 5㎞에 불과하다.
도와 인제군 등은 1999년 이곳을 세계평화생명의 성지로 만들겠다는 꿈을 안고 평화생명동산 조성에 나섰으며 10년 만인 2009년 9월 문을 열었다.
지난해 천안함 피격 이후 안보의식이 높아지며 3월과 4월에 1,412명의 관광객과 교육생들이 방문했지만 연평도 포격으로 안보관광이 모두 중단된 지난해 11월24일부터 올 1월 초까지 겨우 223명만이 이곳을 찾았다.
DMZ평화생명동산 관계자는 “연평도 포격 이후 을지전망대와 제4땅굴의 출입이 통제돼 어려움을 겪었고 지난 1월에는 구제역으로 한 달가량을 임시 휴관도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평화생명동산을 빠져 나와 1㎞ 가량 언덕을 내려가자 30여개의 상가가 모인 마을이 나타났다.
이 마을은 5~6년 전만 해도 70여개의 상가가 밤새 불을 밝혀 군인들 사이에서 '전방의 라스베이거스'라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발길이 급격히 줄면서 쇠퇴하기 시작했다. 그나마 남아 있는 30여곳의 상가들은 주말에도 텅텅 비어 있었다. 30여분간 마을을 한 바퀴 돌아봤지만 군인 10여명과 주민 6명을 본 것이 전부였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찬웅(35)씨는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먹고살기 힘들다 보니 최근 장사를 포기하고 이사를 가는 주민이 많아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진호기자 knu10@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