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초생활수급자 자립 위해 원금 최대 '6배' 지원
남혜경씨 내년 미용실 오픈 목표 매달 10만원씩 납부
춘천 110명 가입 … 올해 전국 3,000명 추가 선발 계획
그러고 보니 어느덧 20년이 됐다. 남편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등진 뒤 지나간 세월이다. 갓 초교에 들어간 자녀들과 자신을 남겨두고, 남편은 그렇게 갑자기 떠났다. 20년간 기초생활수급자의 과거를 딛고, 새로운 꿈을 그리고 있는 남혜경(여·46·조양동)씨의 이야기이다.
1993년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에 앞이 캄캄했다. 현실을 인정할 수 없었다. 하루아침에, 기초생활수급자란 처지가 됐다. 정부에서 단 얼마의 생계비가 지원됐다. 형편은 더욱 곤궁해져 갔다. 주부로서 한 가정을 이끌어 가기가 버겨웠다. 엄마만을 바라보는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아이들을 보면 뭐든 해야 했다. 그래서 남편이 떠난 그해에 미용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녀는 춘천시 교동의 한 미용실에서 벌써 20년 가까이 미용사로 일하고 있다.
어느새 두 딸은 어엿한 대학생이 됐다. 큰아이는 벌써 강원대학교 졸업반이다. 20년 가까이 미용사로 일하며, 월급을 쪼개어 두 자녀 뒷바라지를 하다 보니, 자신의 미용실을 연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러던 게 달라졌다. 2010년 가을부터 그녀에게는 '창업'의'희망'이 생겼다. 3년 뒤면 어엿한 자신의 미용실을 가질 수 있다는 꿈이다. 정부가 능동적 복지를 위해 2010년 내놓은 저소득층을 위한 '희망키움통장' 때문이다.
기초생활수급자이지만 일을 하면서, 소득이 최저생계비의 60%이상인 경우에 해당한다. 단순한 생계비 지원을 넘어 노동을 하며 수급자의 지위를 벗어나려고 노력 중인 이들을 위한 정책이다. 4인 가구 기준 원금의 최대 6배까지 지원한다.
그녀는 최대 금액인 10만원을 매월 적립한다. 여기에 매칭으로 10만원이 붙는다. 3인 가구를 기준으로 그녀에게는 근로소득장려금이 매월 또 붙는다. 40만원 안팎이다.
3년간 그녀가 내는 원금은 360만원이지만, 그녀의 실 수령액은 2,000만원 안팎이 된다.
그녀는 “희망키움통장은 생애 또 다른 빛”이라며 “내년 가을이면 미용실을 열 수 있다는 생각에 하루하루의 삶에 더욱 힘이 붙는다”고 말했다. 남씨처럼 춘천에서 희망키움통장을 통해 꿈을 키워가는 수급자들은 110명에 달한다. 춘천 지역 기초생활수급자 1만1,415명의 1% 남짓한 규모이다. 정부는 올해 전국적으로 3,000명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으며 도내는 약 110명이 대상이다.
이태현 시 복지1과장은 “어려운 생계에 대한 단순한 보충적 지원을 넘어 적극적인 노동의 유인을 이끌어 수급를 탈피하는게 사업의 목적”이라며 “지원을 통한 적립금은 주택 구입, 자녀교육, 창업자금 등 자활 목적에 사용된다”고 했다.
춘천=류재일기자 cool@kw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