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강원포럼]학교체육 도약의 전기 마련됐다

유근직 한림성심대 교수

지난 연말 체육계에 의미 있는 법안이 제정되었다. 1962년 국민체육진흥법이 제정된 지 50년 만에 학교체육의 근간을 바로 세우는 학교체육진흥법이 국회에서 통과됨으로써 앞으로 학교체육에는 큰 변화가 예상된다. 학교체육진흥법은 두 가지 내용을 핵심으로 담고 있다. 학생선수들에게 최소한의 학업을 보장하는 최저학력제 실시와 일반학생들의 체력증진을 위한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에 관한 것이다. 그동안 체육계에서는 '공부하지 않는 학생선수'와 '운동하지 않는 일반학생'이라는 대한민국의 왜곡된 학교체육을 개선하기 위해 학교체육진흥법 제정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체력저하와 비만은 국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심각한 현실이다. 10대 청소년들의 체력이 40대 아저씨 체력보다 못하고, 한·중·일 청소년의 체력 비교에서는 한국의 청소년들이 꼴찌를 면치 못하고 있다. 체격은 좋아졌지만 체력은 나빠지고 있는 청소년들에 대한 우려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는 입시교육에 매몰되어 신체활동을 할 시간적 여유를 가지지 못하는 한국의 교육현실이 초래한 결과이다.

청소년들의 건강과 체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명박 정부에서는 학교스포츠클럽제도를 도입하여 학교현장에서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도 일본이나 미국의 학생들처럼 방과 후 자신들이 원하는 스포츠를 학교에서 즐길 수 있도록 장려하는 취지의 제도다. 하지만 학교체육지도자와 스포츠강사의 처우개선에 관한 법적 근거가 미비하고, 학생들의 체육활동을 위한 예산지원과 프로그램의 개설·운영, 시설확충에 대한 법적인 의무가 없다보니 실효성에 있어서 한계가 있었다. 최근 학교 현장에서는 최저학력제 및 주말리그제가 시행되어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 각 가정은 자녀가 대부분 한 명이다. 이런 현실에서 운동을 시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학교운동부는 선수자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즐겁게 운동하고 최소한의 공부를 시키는 최저학력제 실시가 반드시 필요하다. 주말리그제 역시 필요한 제도다. 기존의 학교운동부는 학생선수들이 수업을 받지 않고 강화훈련을 통해 시합에 출전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다 보니 비교육적이고 비인권적인 문제가 많이 발생하였다. 학생선수는 운동선수 이전에 학생이어야 한다. 그들에게 다양한 체험, 학습, 독서, 사색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전인적 성장의 기초를 다지도록 해야 한다. 주말리그제는 학생선수들이 평일 교실에서 수업을 받을 권리를 보장해주는 실질적인 제도이다. 2009년 개정교육과정이 시행되면서 교과목별 수업시수의 최대 20%를 학교 자율로 증감할 수 있게 되었다. 교육과학기술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학교 현장에서는 영어 74%, 수학 55%가 증가하고 선택과 기술·가정 등은 감소하고 체육·음악·미술 등은 짧은 기간에 몰아 배우는 '집중이수제'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이것은 누가 보아도 대학입시 대비 교육 중심이며 전인적인 교육과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교육과는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때늦은 감은 있으나 학교체육진흥법 제정을 계기로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학생선수'와 선진국처럼 '일인일기(一人一技)를 연마하는 건강한 학생'이라는 두 가지 목표가 실현되어 우리나라 학교체육이 한 단계 크게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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