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강원포럼]잘사는 사회, 못사는 사회

조규형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강원부의장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사실이지만 어느 나라에서건 모든 지역이 똑같은 속도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한 나라 안에서도 잘사는 지역과 못사는 지역이 공존한다. 선진국인 영국이나 독일에서는 남부지역이 부유하고, 이탈리아는 반대로 북부가 남부를 먹여 살린다고 할 정도로 남북 지역 간 소득 불균형이 심하다. 선진국에서의 지역 간 격차는 그래도 상대적이라 할 수 있겠으나, 중국이나 브라질 같은 신흥 경제국(Emerging economies)에서는 사정이 심각하다. 중국의 경우 상하이, 광저우 같은 해안지역과 내륙지방, 브라질의 경우 세계 3대 미항 중에서도 으뜸이라 하는 리우 데 자네이루와 아마존 지역 마을 간의 경제활동과 주민 삶의 질 격차는 현대와 전근대의 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국가라고 하는 한 경제단위 안에서 지역별 소득 격차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필자가 오랜 외교관 생활을 통해 여러 나라를 관찰한 바, 한 지역의 경제력은 그 지역의 제조업 경쟁력 및 세계화 지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그렇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주민 고소득 도시인 울산, 거제, 구미는 조선, 전자, 자동차 등 한국의 주력 산업기지이다. 이 세 도시가 국가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30%에 이르고 주민 소득은 일류 선진국 수준인 4만 달러를 넘는다. 그에 비하여 강원도는 어떠한가? 내세울만한 대표적 제조업체 하나 없고 도의 수출 규모는 전국 대비 0.3%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러하니 주민 소득은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다른 지역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도내 고령화 추세가 문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더욱이 걱정되는 것은 지식기반 경제시대의 특성상 고소득 지역일수록 더욱 소득이 높아짐으로써 앞으로 지역 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제 강원도는 산업화와 세계화를 위한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경제활동과 투자는 클러스터가 형성된 곳으로 집중되는 현상이 강원도와 같은 후발 주자를 어렵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의 급속한 기술발전은 제3의 산업혁명이라 불릴 만큼 경영방식과 생산법칙에 있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리고 이 변화의 특징은 창업과 중소기업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3D 입체영상 기술과 같은 통신기술 발달로 기업의 생산지 선정 기준이 달라지고, 생명과학, 나노, 정보, 신재생에너지 기술과 같은 하이테크는 이전의 산업과는 다른 새로운 환경을 요구 한다.

선진 시민사회의 특징인 좋은 거버넌스(Good Governance)를 정착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역의 발전 장애와 잠재력은 지역 스스로가 가장 잘 알기 때문에 당사자가 아니면 그 누구도 발전 방안을 제시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요즘 흔히 말하는 소통과 통합으로 사회의 갈등구조를 해소하고 발전 역량을 결집하기 위하여 지역 내 정치인, 농어민, 기업인, 학자,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이 정책 결정과 그 이행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낙후지역 발전에는 중앙정부의 균형발전 의지와 지원이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것을 중앙에만 의지하는 태도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음을 자각해야 한다. 세계흐름을 읽는 글로벌 마인드, 그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시도하는 개방성과 창의력으로 중앙정부를 넘어 세계로 나아가려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경제발전은 자본, 기술, 노동을 결합하는 물질적 활동의 결과이나 그 본질은 삶의 질을 개선하고자 하는 인간 의지의 표현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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