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중독된지도 모르는, 인터넷 게임 중독

10여년간 하루 10시간 이상

과대망상·조울증 증세 보여

중학생 때부터 빠져들어

고교 진학조차 못한 경우도

고위험·잠재적위험 233만명

스스로 중독 깨닫지 못해 심각

10여년간 게임중독에 빠졌던 A(24)씨는 지난 8월부터 정신보건센터에서 게임중독 치료를 받고 있다.

중학교 시절 성적이 전교 상위권이었던 A씨가 인터넷 게임에 빠지기 시작한 것은 고교에 진학할 무렵.

당시 학교 수업을 제외하고 하루 평균 10시간 가량 방에서 홀로 게임에 매달렸고 결국 과대망상과 조울증 증세까지 보였다.

가족의 손에 이끌려 센터를 찾은 이후 A씨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정신건강 교육과 대인관계 기술훈련 등 재활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에는 서울의 한 병원을 찾아 전문의에게 집중 상담을 받고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센터에서 인터넷 중독에서 벗어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하루 10시간 이상 매달리던 인터넷 게임 시간은 두달여만에 하루 2~3시간으로 줄었다. 가족과 전문가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A씨는 다시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인터넷 게임 중독으로 현재 도내 모 병원에 입원 중인 B(26)씨는 중학생 때부터 게임에 빠져 고교에 진학하지 못했고 정신질환까지 얻었다.

조현증(정신분열증)을 앓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지난해 1월 퇴원한 뒤 상담을 이어온 B씨는 함께 치료를 받던 동료와 인터넷 게임 문제로 다툼을 벌여 상담이 중단됐다.

B씨는 당시 환청과 환시 등에 시달렸고 자신이 인터넷 게임에 중독된 것을 스스로 깨닫지 못했다. 올 들어서만 병원에 두 번이나 입원한 B씨는 현재 약물 치료를 받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지난 6월 발표한 '2011년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 중독자 수는 고위험이 51만6,000명, 잠재적 위험이 182만3,000명으로 총 233만9,00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A씨와 B씨처럼 20세 이상 성인 중독자가 150만1,000명으로 최근 5년 동안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고위험도 30만9,000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게임 중독자들이 게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로 자신이 중독된지 모른다는 것과 주변의 관심을 꼽고 있다.

더욱이 인터넷 중독자 대부분이 직업이 없어 게임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성인들을 위한 정부의 대책은 전무하다.

김미정 춘천시정신보건센터 팀장은 “인터넷 중독에서 벗어나는 것은 주변의 관심이 가장 큰 역할을 한다”며 “인터넷 중독에 빠지는 이들 중 상당수가 주변에 어울릴 친구가 없어서 인 만큼 사회성을 키우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지속적인 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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