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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치매 재앙'

요즘 들어 가끔씩 정신 줄을 놓고 사는 느낌이다. 휴대전화를 두고 나오는 바람에 출근하다 집으로 되돌아간다. 분명히 아는 얼굴인데 이름이 안 떠올라 당황하기도 한다. 자동차 문을 잠갔다는 확신이 서지 않아 차를 세워둔 곳을 다시 찾는다. 전화번호 두뇌 입력을 포기한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 '50대 치매환자 늘고 있다'는 뉴스가 남의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치료를 받은 50대 환자가 2006년 1,624명에서 2010년 2,891명으로 4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한다. 노인 치매는 더욱 심각하다.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꼴로 치매를 앓고 있다고 한다. 치매 환자 수가 지난해 54만 명으로 증가해 인구 중 치매 환자 비율은 9.18%에 달했다. 치매 인구가 2024년 100만 명, 2041년에는 20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100세 장수시대의 어두운 그림자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2012년 치매 유병률 조사' 결과다.

▼ 치매는 환자의 품위와 삶의 질을 훼손하고 가족에겐 정신적·경제적 고통을 안겨준다. 치매에 걸리면 관계가 먼 사람들부터 기억에서 지우기 시작한다. 며느리보다는 아들을 더 오래 기억한다. 2011년 방송된 TV드라마 '천일의 약속'에서 치매에 걸린 여주인공은 증세가 심해지면 남동생은 기억하지만 남편을 '아저씨'라고 부른다.

▼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게 치매다. 예방이 최선이다. 손동작과 함께 두뇌를 많이 쓰는 것이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전국의 노인정마다 고스톱 판이 벌어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셈일까. 집사람이 예뻐 보이기 시작하면 치매의 첫 단계라는 진단법(배명복, 50대 치매환자…, 2011)이 맞다면 필자는 아직 치매가 아닌 건 분명하다. 그런데 이상하다. 왜 아내의 생일과 결혼기념일만 되면 치매 증세가 나타나는 것인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권혁순논설실장·hsgweon@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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