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完) '국제'도 없고 '강원도'도 없다
2013 평창비엔날레 제1회 강원국제미술전람회에는 개인(113명)과 그룹(16개팀)을 포함해 모두 129개팀이 참여하게 된다.
참여작가들은 30~50대 국내외 신진작가가 대부분이다. 외국작가는 10개국 13명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이들 외국작가도 대다수는 국내 레지던시 출신 작가들로 구성됐다. '국제미술전람회'라는 명칭이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전체 작가 구성으로 볼 때 이번 미술전람회는 평창비엔날레 지원팀(이하 지원팀)이 공언한 대로 국내작가 위주로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
외국작가 대다수 구내 레지던시 출신…'국제미술전람회' 무색
신진작가 발굴에 신경 쓴다는 '방향성'부터가 한마디로 난센스
국내작가 116개팀 중 道작가의 참여율도 10% 안팎에 불과
강원미술 '발전 기반' 마련과 '세계화'한다는 근본 취지 모호
올해 처음으로 '국제미술전람회'라는 대회명을 내걸고 첫번째 평창비엔날레 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면서도 외국작가들의 참여가 극히 저조한 이유는 근본적으로 비엔날레를 바라보는 해석의 차이에서 찾을 수 있다.
지원팀은 유명 외국작가들에게 거액을 들여 초청하는 형식의 비엔날레를 지양하고, 신진작가들을 발굴해 이들을 이른바 '블루칩' 작가로 양성하는데 신경을 쓰고 있다. 현대미술의 세계적인 동향과 기류를 파악하기 위해 열리는 기존 비엔날레의 '목적성'과는 거리가 있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국내 미술계 관계자들은 한마디로 난센스라는 반응이다.
홍경한 경향아티클 편집장은 “신진작가들을 선정하고 인큐베이팅 한다는 것은 기존 갤러리나 미술관 등이 기획전 등을 통해 충분히 시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비엔날레를 기획하고 시행하는데 있어 근본적인 '방향성' 자체가 모호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개막 1개월여를 앞두고 시행한 '국민공모전'이나 '전국학생미술실기대회'가 바로 비엔날레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기 때문에 주요 프로그램으로 기획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또 도 출신 작가의 참여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원팀에 따르면 이번 강원국제미술전람회에는 모두 11명의 도 작가들이 참여한다. 지난해 열린 광주비엔날레에 광주·전남지역 작가 6개팀 10명이 참여한 것과 비교해 보면 적지 않은 수다.
하지만 광주비엔날레가 40개국 92개팀이 참여한 국제행사라는 측면을 놓고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지난해 참여한 광주비엔날레의 한국작가는 모두 16개팀이었다. 이 중 6개팀이 지역작가로 채워진 것.
인상적인 부분은 당시 (재)광주비엔날레 측이 지역작가를 선정한 이유다. 당시 재단 측은 “광주·전남의 유능한 작가를 발굴하고 세계 미술계에 소개하기 위해 다수의 지역 작가를 선정했다”고 밝힌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강원국제미술전람회가 '국제'보다는 '국내용' 행사라는데 이견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전람회에 참여하는 국내작가 116개팀 중 도 작가의 참여율이 10% 안팎이라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강원미술의 '발전기반'을 마련하고 '세계화'한다는 근본 취지마저도 모호하게 된 상황이라는 것이다.
도내 미술계 인사는 “어찌 보면 도내 미술계의 경사와도 같은 행사를 이런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외국작가의 참여도 미비하고 도 출신 작가도 많지 않다면 도대체 누구를 위한 행사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소통의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통상 대형 국제행사를 계획하고 준비할 때, 지자체가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도민들을 대상으로 해당 사업의 추진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라는 절차를 거친다. 하지만 단 한차례도 평창비엔날레와 관련된 '공청회'는 열리지 않았다. 이어 조직위원회는 생략됐고, 추진위원회는 구성됐지만 현재까지도 회의는 열리지 않고 있다.
안광준 총감독은 “도내 작가들을 대거 참여시키는 '강원미술 100년 전'을 기획하고 있었으나 전시장 문제 등으로 실행하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며 “미술계와의 소통 부분은 전략적인 이유 때문이라는 점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