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르포 현장을가다/춘천]비수기 모르던 대학상권 “아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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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강원대 후문 상가골목. 방학을 맞아 학기 중보다 유동인구가 적어 한적한 모습이다.

경춘선 개통 '빨대현상' 체류 학생 줄며 방학기간 매출 뚝

주말·휴일에도 사람 보기 어려워…상인들 “절간처럼 적막”

【춘천】춘천시 내 대표적인 상권인 '강원대·한림대 상권'이 최악의 불경기를 맞고 있다. 경기침체 속에 '경춘선 빨대 현상'이 나타난데다 방학기간을 맞아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 학기 중 매출의 반 토막, 현상유지도 어려워 = 6일 오전 강원대 후문,한림대 정문 앞. 점심시간을 코앞에 두고도 문을 열지 않은 음식점, 커피점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강원대 후문의 한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점은 학기 중보다 1시간 늦은 오전11시에 문을 열었지만 텅 빈 매장에 손님은 없었다. 골목상권을 압박할 만한 프랜차이즈점의 위협적인 호황은 보이지 않았다.

매장 주인 A씨는 “학기 중에는 시간당 10만원씩 버는데 방학기간에는 하루종일 30만원 번다. 3년 전만 해도 방학기간의 순이익이 800만원은 됐는데 지난달은 반 토막”이라며 “이 일대 분위기가 비슷하다”고 말했다.

한림대 정문·구 정문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식당 주인 B씨는 “도로변에서 24시간 영업해도 하루 50만원 벌기 힘들어 임대료·재료비·인건비를 빼면 현상유지도 어려운 정도”라고 말했다.

구 정문 쪽 상인들은 동네 인적이 드물어 “절간 같다”고 표현했다. 상인들 중에는 방학기간 아예 휴업을 하고,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는 경우도 있다.

■ 경춘선 개통 이후 매출 내리 감소 = 학기 중 매출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강원대·한림대 상권에 최근 5년사이 개점한 상인들은 매출이 매년 감소추세라고 입을 모았다.

저녁시간대 손님과 목~일요일 손님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인데 상인들은 이를 '경춘선 빨대 현상'으로 분석했다. 강원대 후문의 PC방 주인 C씨는 “3~4년 전만 해도 학기 중 아르바이트생을 최대 6명까지 썼는데 이제는 많아야 3명 쓴다”며 “예전에는 밤늦게까지 삼삼오오 왔는데 이제는 저녁 먹고 전철 타고 수도권 집으로 올라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1985년부터 한림대 상권에서 원룸·마트 등을 운영한 D씨는 “1990년대만 해도 도매상에서 음료수를 2번씩 납품할 정도로 장사가 잘됐는데,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 오는 정도”라며 “목요일부터 빠지는 학생들, 공휴일, 방학을 빼고 나면 1년에 제대로 장사할 수 있는 기간은 5개월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강원대와 한림대는 상가번영회 차원에서 대학과 연계해 상생방안을 찾기도 했지만,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상인들은 “대학들도 학생들이 주말까지 머물면서 공부하고 생활하는 교육여건을 만들고 방학 중에도 고교생, 지역주민을 끌어들이는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춘천소상공인지원센터 관계자는 “대학상권은 소득이 없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성상 판매가를 높이기도 어렵고, 유동인구를 최대한 끌어들여야 하는데 주 고객인 대학생들과의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등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하림·최승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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