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의 가톨릭 순교자인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의 시복을 결정했다고 바티칸 뉴스가 지난 8일 밝혔다. 시복(諡福)은 가톨릭 교회가 공경하는 인물인 복자(福者)로 선포하는 것을 말한다. 복자는 성인(聖人) 이전 단계다.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는 조선왕조 때인 1791∼1888년 유교를 해쳤다는 이유로 순교했다.
124위 중 도내에서는 원주교구와 춘천교구에서 모두 4명이 순교했다. 김강이(?~1815년)는 등짐장사 등을 하며 복음을 전하는데 열중하다 울진지역에 정착했지만 옛 하인의 밀고로 체포돼 안동에 수감됐다 원주로 이송된 후 옥사했다. 최해성(1811~1839년)은 가족과 함께 원주 서지(현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손곡 2리)로 이주해 작은 교우촌을 이뤘으나 1839년의 기해박해가 일어나면서 체포된 후, 배교를 권유받지만 끝내 따르지 않고 28세의 나이에 참수됐다. 최비르짓다(1783~1839년)는 체포된 조카 최해성을 만나러 갔다가 잡힌 후, 고문과 함께 굶겨 죽이라는 가혹한 형벌에도 살아남자 옥리(獄吏)들에 의해 목졸려 죽임을 당했다.
홍인(1758~1802년)은 부친과 함께 포천지역에서 복음을 전파하는 데 노력했으며, 1801년 신유박해 당시 체포돼 한양으로 압송됐으나 다시 포천(춘천교구)으로 이송돼 참수를 당했다.
시복이 확정되면 시복식은 보통 교황청 시성성 장관이 교황을 대리해 거행하며, 장소는 로마에서 하거나 시복 재판을 추진한 교구 현지에서 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dpa 통신은 이번 시복은 교황이 오는 8월 대전에서 열리는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함에 앞서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시복 결정으로 교황의 방한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