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해 광희고 2학년에 재학 중인 박지환(18)군이 직접 수집한 한국의 희귀한 옛 영화 139점을 최근 2년여 동안 한국영상자료원에 무료로 기증해온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박군은 2012년 3월 유현목 감독의 '한'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국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 수집한 한국 옛날 영화 총 139점을 자료원에 무료로 기증했다.
한국 영화계의 거장 고(故) 유현목 감독이 1967년 연출한 한국 최초의 옴니버스 영화 '한(恨·A Regret)'은 괴담을 3화로 나누어 엮은 토막 드라마식 영화로 당시 제6회 대종상에서 촬영상을 받는 등 무려 5개 영화제에서 7개의 상을 받은 걸작으로 손꼽힌다.
이 진귀한 작품이 한국영상자료원에 처음 들어온 건 2년여 전 중학생이던 박군을 통해서였다.
주로 1960∼1980년대 작품들로 국내 개인 소장가 품에 고이 간직돼 있던 것들부터 홍콩, 동남아로 원본 필름까지 수출되면서 한국에서는 다시 보기 어려워진 영화들도 있다. 박군은 택배나 이메일로 자료를 기증했지만 지난달 30일 여름방학을 맞아 서울에 있는 한국영상자료원을 찾아와 '황사진(김시현 감독·1973년작)' 등 7편을 더 전달했다.
박군은 “귀한 영화를 갖고 있다는 것 자체도 즐겁고 기증을 한다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기 때문에 기증을 하는 것뿐”이라며 “관객들에게 사회가 이렇다고 알려주는 것도 좋고 잘못된 사회를 풍자하는 영화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동해=박영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