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전세기간이 만료되는 윤상영(36·원주시 단구동)씨는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대책으로 저리의 주택자금대출이 가능해졌지만 선뜻 주택 구입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최근 신규 입주물량이 크게 늘면서 현재 시세보다 집값이 더 떨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매매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전셋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어 새로 전세계약을 하는 것도 부담인 상황이다.
윤씨는 “100㎡대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서 평균 2억원이 필요한데 전세금에 대출을 받으면 큰 무리 없이 매매할 수 있다”면서도 “신규 입주물량이 많아 기존 아파트 수요는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 집을 살 때보다 가격이 떨어질 우려가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대책 발표 이후 주택구매심리지수는 높아졌지만 집값 안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올 가을철 이사를 앞둔 수요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봄철 이사시즌인 4~5월 119.6에 그쳤던 도내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지난달 130.1로 크게 뛰었다. 그동안 계속 떨어지던 집값이 반등할 시기가 다가온데다 대출규제 및 대상 완화로 집을 구매할 의향이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아직 시장에서는 별다른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실제 부동산 중개업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매도·매수동향에서는 집을 사려는 사람의 비율은 4.7%에 불과한 반면 집을 팔려는 사람은 60.3%에 달하는 등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이달부터 오는 10월까지 도내 입주 예정 아파트는 총 4,129세대인데다 연내 분양물량이 총 3,152세에 달한다는 점도 수요자들이 관망세를 유지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사를 앞둔 수요자들이 매매와 전세를 놓고 손익계산을 따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위윤기자 faw4939@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