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하는 초겨울에는 아직 우리 몸이 추위에 미처 적응하지 못해 온몸을 웅크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갑작스럽게 찾아온 추위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 몸이 평소보다 더욱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예상치도 못했던 병이 추위와 함께 불쑥 나타날 수 있다. 바로 '척추 질환'이다.
기온이 낮아지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저절로 몸을 웅크리게 된다. 그러나 추위 때문에 웅크린 자세가 척추에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추위에 노출되면서 오랜 시간 동안 웅크린 자세를 유지하다 보면 허리가 뻣뻣해지기 쉬운데, 이러한 상황에서는 약간의 움직임에도 척추 부상의 위험이 평소보다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철에는 감기와 같은 사소한 이유로도 허리디스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감기에 걸려 기침을 자주 하다 보면 배 속의 압력이 크게 상승해 허리에 부담이 가게 되는데, 이로 인해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가 본래의 자리를 이탈하는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이 발생하기도 한다. 요통환자의 경우 혈관과 피부, 근육의 수축으로 신경이 자극을 받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요통이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
고도일 병원장은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초겨울에는 척추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경직되기 때문에 평소보다 외상으로 인한 허리디스크와 같은 척추 질환이 발생하기 쉽다”며 “추운 날씨일수록 따뜻한 옷으로 체온 유지에 신경 쓰고 활동 전 허리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어야 허리 부상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도일 원장은 “초겨울에는 틈틈이 스트레칭으로 허리 근육을 유연하게 하고,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해 허리디스크나 일자목 증상 등 요통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척추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며 “그러나 척추 질환이 발생한 경우 그 즉시 전문의를 찾아가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겨울철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척추 질환인 허리디스크는 비수술 요법인 신경성형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실제로 디스크의 95% 정도는 비수술 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신경성형술은 특수 카테터를 척추관 내에 삽입해 유착을 풀고 통증을 완화시키는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로, 실시간 영상장비인 C-Arm을 통해 환부를 직접 확인하면서 시술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다.
고도일 원장은 “초겨울 추운 날씨로 척추 질환이 발생한 경우 곧바로 전신 마취의 부담이 있는 디스크 수술을 받는 것보다는 비수술 요법으로 안전하게 치료를 진행하고, 그 후 꾸준한 운동으로 척추의 근력을 강화해 척추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김창우기자 cwookim@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