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메르스 확산 고비]“수술 급한데 병원 못가고 통증과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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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에 시름하는 저소득층

무료 급식시설 운영 중단

자원봉사자 발길도 끊어져

복지 행사 중단·연기 속출

기초생활수급권자인 이인자(여·79·춘천시 효자동)씨는 16일 오후 대학병원에서 자궁의 혹을 제거하는 수술 예약이 잡혀 있었다. 춘천시의 긴급의료비 지원을 통해 수술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병원에는 가보지도 못하고 하루 종일 집에서 통증과 사투를 벌여야만 했다. 함께 동행하기로 한 남편 임정동(82)씨가 당뇨와 고혈압, 만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어 메르스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바람에 병원출입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3급 지체장애를 앓고 있는데다 거동도 자유롭지 않아 혼자 병원을 찾는 일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씨는 “잠깐잠깐 걷다가도 털썩 주저앉을 정도로 몸이 아프지만 남편이 메르스에 감염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죽기 살기로 참고 있다”고 했다.

메르스 여파로 이씨와 같은 저소득층 노인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급식소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일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16일 춘천효자종합사회복지관의 무료급식소 운영이 중단된 것을 시작으로 17일부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춘천종합사회복지관, 월드비전춘천종합사회복지관, 남부노인복지관 등 춘천지역 4곳의 복지관 무료급식소가 줄지어 문을 닫고 대부분의 노인 대상 프로그램도 중단된다. 메르스 발생지역인 원주와 속초지역 노인복지관도 사정은 마찬가지.

복지관에서는 무료급식 대상 노인들에게 도시락 배달로 대체할 예정이지만 메르스 영향에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뚝 끊긴데다 최근 고온 영향으로 보존 및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복지 관련 행사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16일 열릴 예정이었던 효자노인잔치가 취소됐고, 오는 23일 개최하기로 한 '2015년도 강원도장애인기능경기대회'는 다음 달 22일로 연기됐다.

월드비전 춘천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메르스 여파로 복지관을 찾는 자원봉사자가 거의 없고 노인이 메르스에 노출되면 감염 우려가 커 이달 말까지 수업을 중지하기로 했다”며 “복지관에서 식사를 해결하던 저소득층 노인들의 정신적 고통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최영재기자 yj5000@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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