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로컬푸드운동이 전국적으로 크게 확산되고 있다. 2003년이 되어서나 언론에 처음 등장하기 시작한 '로컬푸드'란 용어가 최근에는 거의 매일 언론에 기사화되고, 인터넷 뉴스에서는 6만5,000여 건이나 검색된다. 올해 말까지 로컬푸드 직매장만 전국에 100여 곳이 들어설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로컬푸드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각 지방자치단체는 조례를 제정하고 정책평가회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로컬푸드운동을 지원하고자 '지역농산물 이용 촉진 등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 로컬푸드운동의 비약적 확산은 그간 소외된 감이 없지 않은 소규모 농업인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가는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 특별한 의의가 있다. 로컬푸드운동의 선구적 사례로 잘 알려진 전북 완주군을 보면 '완주 로컬푸드' 사업을 통해 소규모 가족농에게는 직접적 판로 개척으로 소득 향상을 지원하면서 대규모 농업인을 대상으로는 지역 대표작물의 산지조직화와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는 2원적 체계를 추진하고 있다. 1㏊ 미만의 소규모 농지를 보유하고 여러 가지 품목을 생산하기는 하지만 상품화를 통한 소득 창출에 어려움을 겪던 미자립 고령농가 등에는 현재 확산되고 있는 로컬푸드운동이 가뭄에 단비와 같은 소식임에 틀림이 없다. 아울러 소비자에게도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리고 있다.
특히, 로컬푸드운동이라는 농촌혁신의 확산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의지, 지원과 함께 혁신 전파의 중개기관으로 활약하고 있는 각 지역 농협과 축협 그리고 민간 참여자의 역할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 내 소규모 가족농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직거래매장의 운영을 책임지고, 체험 행사 등을 통해 소비자에 대한 로컬푸드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중개기관과 그 담당자들의 노력이 없다면 현실적으로 지금과 같은 로컬푸드운동의 성과는 기대하기 어려웠다.
한편, 우리나라의 로컬푸드운동은 단순한 농산물 유통 경로 축소나 농업인 소득 증대 방안 수준에 머무르고 않고, 로컬푸드운동의 다양한 가능성과 의미를 찾는 방향으로 지속 가능한 확산을 도모해야 한다. 로컬푸드운동의 추진 주체도 생산자인 농업인만이 참여하는 구조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위스콘신주의 '제5계절협동조합(Fifth Season Cooperative)'은 농업인, 유통업체, 소비자, 농업단체, 가공업체, 참여기관 종업원이 조합원이 되어 반경 240㎞ 이내의 로컬푸드를 중계하는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협동조합은 로컬푸드 중계기관으로서 외식업체 경영자, 요리사, 일반 소비자, 그리고 농업인이 참여하여 소통하면서 지역사회의 발전까지 도모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각 시·군을 중심으로 로컬푸드의 지역 개념이 제한되고 있는 게 현실인데 단순한 행정구역 구분을 넘어서는 넓은 권역 내에서 협력을 추진할 필요도 있다.
마지막으로, 로컬푸드 운동의 확산과정에서 단기적 성과주의에 매몰되어 농업인과 소비자의 상호 신뢰에 기반한 관계형 시장 형성에 실패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하지 못한다면 장기적인 지속 가능한 발전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단순하게 농산물 유통과 농업인 소득 측면에만 주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로컬푸드운동을 지역사회의 공동체 혁신으로까지 이어지도록 세심한 정책적 배려와 참여자들의 체계화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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