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르포-횡성 축산농가 폭염과의 사투]축사에 물 뿌리고 선풍기 돌리고 “1도라도 낮춰야 소들도 버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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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군 횡성읍 생운리의 한 축사에서 농민이 연일 지속되는 폭염에 지붕에 물을 뿌리고 대형선풍기를 돌리는 등 40여 마리의 소를 보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30도 넘어가면 성장 멈춰"

농민 소 돌보느라 땀범벅

젖소 원유 생산 급감 피해

“축사 온도를 1도라도 더 내려야 우리 애들이 건강하죠.”

폭염이 한창인 23일 횡성 공근면 학담리의 한 축사의 김일섭 대표는 더위로부터 소들을 지켜내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축사 내에는 대형 선풍기 16대가 쉼 없이 돌아가며 열기를 밖으로 밀어내고 있지만 역부족이었다.

김대표는 머리에서 송골송골 맺힌 땀이 얼굴을 타고 내려도 닦아낼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자식 같은 소에게 물을 주고 있고, 행여나 축사온도가 1도라도 올라갈까 노심초사했다.

지난 22일 오후 횡성지역에 소나기가 내린 덕분에 폭염의 강도는 덜했지만, 축사 안은 가만히 서있어도 땀이 날 정도로 무덥기는 마찬가지. 그나마 올해 횡성군의 지원으로 축사 지붕에 물 뿌림 시설을 갖춘 덕분에 축사의 온도는 외부보다 4도 정도 낮다. 김 대표는 “한우의 경우 상온에서 30도가 넘어가면 사실상 성장이 멈춰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횡성읍 생운리의 한 축사에서도 9대의 대형 선풍기가 돌아가면서 동시에 지붕에 설치한 스프링클러 덕에 내부 온도가 밖보다는 조금 낮았다. 이처럼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축사는 지붕 물 뿌림 시설과 대형선풍기, 차광막 등을 설치해 사정이 나은 편. 횡성군이 올해 처음으로 지원한 지붕 물 뿌림 시설은 대규모 농가 5곳에만 설치됐다. 영세농가는 최소 200만원 이상을 부담하기 힘들어 그대로 더위를 맞고 있는 셈이다.

서원면의 한 젖소 사육농가에서는 더위에 지친 젖소의 원유 생산량이 떨어지자 손해를 감수하고 시장에 내다 파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횡성=허남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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