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대목 앞두고 큰 폭 하락…한달 전보다 107만원 뚝
"송아지 길러 제값 받고 팔겠나"입식 기피 가장 큰 원인
다음 달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인 소위 김영란법 시행 한 달을 앞두고 소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추석 대목을 앞두고 큰 소 가격이 떨어지는데다 송아지값은 아예 곤두박질치고 있다. 한우 농가들이 김영란법 시행에 앞서 불안감이 커지면서 송아지의 입식(入殖)을 꺼리는 게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25일 열린 춘천 가축시장은 송아지를 들여와 2년 동안 기른 뒤 과연 제값 받고 팔 수 있냐는 불안감으로 가득했다. 소를 팔려는 사람이나 사려는 사람이나 온통 신경은 '김영란법'에 가 있었다. 이근우(72·춘천시)씨는 “도통 불안해서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춘천철원축협에 따르면 매월 두차례 열리는 가축시장에서 춘천 철원 화천 양구 등지 한우 브랜드인 강원한우(하이록)의 7월 암송아지 평균 낙찰가는 396만원이었지만 이달들어 64만원이 빠져 332만원을 기록했다. 수송아지도 이달 306만원으로 49만원이 빠졌다. 큰 소도 지난달 457만원에 낙찰됐지만 이달들어 10%이상인 56만원가량 하락했다.
국내의 대표적인 한우 브랜드인 횡성한우는 더 크게 요동쳤다. 지난달까지 367만원 하던 평균 수송아지 낙찰가가 이달 들어 260만원으로 무려 107만원이나 빠졌다. 암송아지는 231만원으로 87만원이 하락했다. 더욱이 횡성 축산가는 경기침체 여파로 지난해부터 대기업을 중심으로 선물세트 주문이 크게 줄었는데 김영란법까지 더해지면서 가격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추석 직전인 다음달 2일과 12일 문을 열 횡성 우시장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윤복만 횡성한우협동조합 이사장은 “통상 2, 3월에 송아지를 많이 낳아 9월 경매로 내놓은 경향이어서 이맘때 가격이 하락하지만, 올해는 김영란법 때문에 유독 심한 편”이라고 했다.
하지만 농가들은 한우시장의 불안감을 이겨내려는 '긍정적 에너지'도 표출하고 있다. 25일 춘천가축시장에 71마리의 송아지와 큰소가 나왔지만, 유찰된 소는 한 마리도 없이 모두 낙찰됐다. 김재호 춘천철원축협 상무는 “큰 소를 출하한 뒤 외양간이 비자 다시 송아지를 채우는 것”이라며 “불안감에도 여전히 우리 한우 농가들은 희망적으로 가축을 기를 것”이라고 했다. 도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도내 한우 사육은 7,254농가에서 19만6,419마리를 키우고 있다.
류재일·허남윤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