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송아지 평균 200만원대 낙찰
두달새 100만원 넘게 떨어져
마트 판매 등심값은 25% 급증
유통업계 마진 만회 혈안 영향
생산자·소비자 모두 타격 신음
김영란법 시행 이후 산지 소값은 곤두박질 치고 있지만 반대로 소비자 가격은 치솟고 있다.
법 시행 뒤 소비 위축 탓에 소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유통과정의 손실을 만회하려는 의도가 반영돼 오히려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명 김영란법의 '역설'이다.
횡성축협에 따르면 지난 22일 횡성가축시장 수송아지 평균 경매 낙찰가는 222만6,000원으로 두 달 전인 9월 324만5,000원보다 101만9,000원(31.4%)이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암송아지와 큰 암소의 가격 역시 각각 71만9,000원, 66만6,000원 떨어졌다. 춘천가축시장의 수송아지 평균 낙찰가도 올 9월 352만6,000원, 이달 239만원으로 113만6,000원의 차이를 보였다.
한우 소값 하락은 송아지 공급량이 늘어나는 10~11월이면 해마다 반복되는 현상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올해 김영란법 시행 여파로 위축된 소비 심리가 소값 하락을 더욱 부추겼다는 지적도 많다.
춘천철원축협 관계자는 “추석부터 연말까지 소비돼야 할 한우 고기의 판매가 지지부진하자 송아지 가격도 덩달아 급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한우 소비자가격은 6개월 만에 25% 인상되는 등 연일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도내 모 대형마트의 1등급 쇠고기등심 최저가는 100g당 9,980원으로 6개월 전 7,980원보다 2,000원(25.1%)이 올랐다. 쇠고기불고기는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각각 12%, 2.6%의 가격 상승을 보였다.
이 같은 한우 소비자가격 인상은 김영란법 시행으로 줄어든 선물용 수요를 만회하기 위해 유통업계가 더 많은 마진을 취하면서 생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결국 김영란법 시행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한우 가격으로 인한 타격을 입는 셈이다.
윤승오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 도연합회 감사는 “송아지 가격 하락세에 최근 사육 두수를 줄이는 한우 농가들이 늘었다”며 “산지 소값과 소비자가의 격차가 벌어질수록 타격은 농가가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남윤·정윤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