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제 진동1리 마을 주변
대규모 양봉시설 들어서
주민피해 심각 대책 요구
【인제】주택가 인근에 대규모 양봉 시설이 들어서며 주민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제재할 수단이나 피해 보상 규정은 없어 주민들만 속을 태우고 있다.
24일 오전 인제군 기린면 진동1리 윤재희(77)씨는 벌 배설물을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윤씨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집에서 20여m 떨어진 곳에 양봉농가가 100여개의 벌통을 놓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400여개 가까이 늘어났다. 폭염까지 기승을 부리며 벌의 활동이 왕성해지자 매일 쏟아지는 배설물과 죽은 벌들이 집 안 곳곳에 떨어져 당해내기 힘든 지경이다.
황갈색 물질의 벌 배설물은 약산성인 요산이 주성분이다 보니 바로 닦아내지 않으면 차량 등을 부식시킬 수 있다. 윤씨는 인근 양봉농가에 여러 차례 항의해 봤지만 밤에 창문을 닫으면 문제없다는 말에 분통만 터뜨리고 있다.
윤씨는 “아이들과 함께 찾은 민박집 손님들이 찾아와 벌을 보고 예약을 취소하기 일쑤”라며 “집 수리를 위해 찾은 수리공들이 벌에 쏘이기도 하는 등 방충모자 없이는 살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피해가 계속되자 관련 조례 제정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춘식 인제군의회 부의장은 “현재로선 주민과 양봉농가의 협의가 유일한 해결책이다 보니 양측으로부터 민원이 계속되고 있다”며 “피해 보상 등 관련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천열기자 history@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