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하노이노딜 이후 동해선 연결 등 줄줄이 답보상태
최지사 “한반도 신경제 맞춰 평화의 하늘·바다·땅길 추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손을 맞잡으며 '한반도의 봄'을 이끌어냈던 4·27 남북정상회담이 1년을 맞았다. 전 세계 유일의 분단도(道)인 강원도는 '평화와 번영'을 도정 최우선 가치로 삼았고 새로 정립된 남북관계의 최대 수혜지로 떠오를 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1년째 남·북·미와 주변국을 잇는 국제 역학관계에 발목이 잡혀 답보 상태에 빠져 있다.
도는 하늘, 바다, 육지를 잇는 '평화의 길'을 통해 남북관계의 활로를 열길 소망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추진의지와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그저 꿈같은 얘기만은 아니다.
■빗장 걸린 금강산, 남북교류사업은 정체=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조건없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전격 제안했다. 이에 도는 신(新)금강산 관광 구상을 세워 관광재개에 대비해 왔다. 설악~금강을 동북아 최대 관광벨트로 조성, 금강산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고성 등에서 체류하는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구상은 올 2월 북미 정상 간의 하노이 '노딜'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소강상태에 빠지면서 관광 재개를 기약할 수 없게됐다.
동계아시안게임 공동개최, 산림병해충 공동방제, 동해선, 금강산선 철도 연결 등 61개 교류사업을 구상, 대북접촉 등을 추진해 왔으나 국제유소년축구대회외에는 대부분의 사업이 1년째 계획 단계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42억원이었던 남북협력기금을 올해 200억원으로 파격 증액했으나 쓰일 곳이 없는 셈이다. '평화는 경제, 냉전은 비용'이라는 대원칙은 여전하지만 성과는 없었다.
■'평화의 길'로 활로=도는 결국 길을 통한 관광, 경제교류 확대만이 답보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북한은 북강원도 원산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철길과 바닷길, 하늘길 개설 역시 최적지다.
마침 27일 '고성DMZ 평화의 길'이 개방돼 분단도(道), 분단군(郡)에서 DMZ의 역사와 분단의 상처를 알리고 평화를 지향하는 교육·관광의 장이 된다. DMZ 평화의 길은 도보로 분단된 남북을 잇는 교류의 상징이기도 하다.
걸어서뿐만 아니라 열차를 통한 교류도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 동해선(강릉~제진) 104.6㎞를 연결해 북한, 유라시아 진출 교통망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예비타당성조사를 받아야 하고 사업비도 2조3,490억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정부의 정책·재정었원이 필요하다.
춘천~철원(63㎞), 속초~고성(16.6㎞) 고속도로 역시 북과 직결 가능한 도로라는 점에서 예타 면제 등이 필요하다. 양양공항~원산(갈마)공항 하늘길(161㎞) 개척은 최근 플라이강원이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받으며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 속초·동해항~장전·원산·청진·흥남·나진항을 잇는 크루즈 바닷길은 2018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북한 응원단이 동해항에 입항하며 현실화된 바 있다. 북한 항만시설의 공동조사를 위한 남북간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최문순 지사는 “현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구상에 맞춰 올해 평화의 하늘길, 바닷길, 땅길 등의 SOC사업을 중점 추진하고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최기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