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범단지 조성에
시민 93%가 찬성
시정 역량 집중해야
우리나라 농촌에는 예부터 가축을 집에서 사육해 온 전통을 갖고 있다. '축사'라는 이름보다는 '마구간'이라는 공간 개념으로 소와 돼지를 스스럼없이 길러 왔다. 하지만 지금에는 시민 삶의 질을 우선시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축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짙은 냄새(악취) 예방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관점에서 축산업도 급변하고 있는데, 이는 사육면적에 따라 가축사육업 허가제와 등록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최근 가축통계로 강원도를 살펴보면 돼지는 49만두가 사육되고 있고, 강릉지역에서는 7만6,000두를 키우고 있다. 근래 들어 강릉지역은 주거지역 안에 양돈농가 악취민원이 급증하고 있는데, 이제는 과감히 축산업의 전통 사육방식을 바꾸고 변화시켜야 한다는 시민 의견이 공감을 얻고 있다. 필자 역시 전형적인 농촌마을에 거주하며 살고 있지만 이런 의견에 동감을 표시한다.
최근 강릉시에서 '스마트 축산시범단지 조성사업'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냄새 없는 축산환경, 차단방역으로 가축질병 예방, 데이터 기반 첨단축산이 바로 '스마트 축산시범단지 조성사업의 핵심'이라고 한다. 민가와의 적정 이격거리 의무화, 무방류 퇴·액비 시설, 자동환기시스템 구축 등 냄새 없는 축산환경 조성사업은 그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사업 환경이라고 판단된다. 여기에 더해 농장별로 설치된 센서를 통해 악취를 감지하고, 일정 기준 이상 악취 발생 시 자동환기(완전밀폐방식)시스템은 꿈의 시설이 아닌가 생각된다.
때마침 강릉시도 시민 의향을 묻는 '스마트 축산시범단지 조성사업'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해 참여자의 93%가 찬성했다는 언론 보도를 접하고 시민들의 높은 관심과 올바른 판단에 박수를 보낸다. 또 강릉시는 스마트 축산시범단지 사업이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도록 시정의 모든 역량과 에너지를 집중해야 할 것이다. 막대한 국비가 지원되는 사업이기도 하지만 우리 지역에서는 해당 축산농가가 이전하는 동기 부여가 되고 악취로 인한 시민 고충을 해소하는 일대 혁신적 탈바꿈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나름 소신 있는 축산정책으로 때론 당해지역 주민을 설득하고, 때론 무한도전으로 신뢰 행정으로 보답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
고령화에 따른 축산농가 수 급감과 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신규 진입의 어려움 등으로 축산업 생산 기반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한된 면적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축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사물인터넷(IoT)기술로 축사내 사육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과학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집약적인 스마트 축산시범단지 조성사업은 이의 대안이 되리라 본다. 또 이 사업이 성사되어 강릉지역 생명축산의 도약으로 이어져야할 것이다.
특히, 이를 위해서는 우리지역 축산업이 용솟음칠 수 있도록 축산인도 의식이 많이 변화되어야 한다. 축산분뇨 부정적 처리, 냄새짙은 축산업은 지역사회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 의식이 먼저 서야 축산도 옹골차게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강도가 높은 축산업에도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축산인 의식변화를 기대한다. 열매의 씨앗은 셀 수 있지만, 씨앗 속의 열매는 미리 셀 수 없는 법이다. '스마트 축산시범단지 조성사업'이 잘 추진돼 축산인 꿈의 폐활량이 넓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