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이 아프면 병원보다 자가 치료, 민간요법에 의지하는 사람이 많다. 필자가 진료를 하며 가장 안타까울 때는 인터넷 커뮤니티나 주변 지인 중 자칭 전문가에게 잘못된 정보를 들어 병을 키워 올 때다. 통증의 원인을 모르겠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통증이 생길 때마다 병원을 찾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므로 기왕에 자가 치료를 할 것이라면 정확한 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통증의 원인을 모르겠다면 냉찜질부터= 통증이 있을 때 몸을 '지지러(?)' 한증막을 찾거나 온찜질을 받는 경우가 가장 대표적일 것이다. 온찜질은 근육과 혈관을 이완시켜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단순한 근육통이 있을 때는 상당히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염증에 의한 통증이라면 오히려 혈관을 팽창시켜 염증을 악화시킨다. 그러므로 통증과 동시에 부기, 열감이 있다면 온찜질보다는 냉찜질을 하는 것이 옳다. 냉찜질을 했다고 염증이 심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냉찜질로 통증이 가라앉았다면 염증 때문이라는 증거다. 그러나 3일이 지난 후에도 통증이 여전하다면 다른 원인에 의한 통증일 수 있으므로 온찜질로 바꾸면 된다.
■아프다고 무작정 두드리는 것은 독(毒)= 통증이 있거나 뻐근할 때 안마기를 사용하면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상태에 따라 주의해야 한다. 과거 필자에게 진료를 받았던 환자 중 안마기로 너무 세게 등을 두드리는 바람에 척추 뼈가 골절된 환자가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골다공증이 있는 환자에게는 흔한 일이다.
젊은 사람의 경우에는 너무 세게 안마를 받다가 인대가 다쳐 병원을 찾기도 했다. 안마를 받을 때는 센 강도로 짧게 끝내는 것보다 약한 강도로 오래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시원한 느낌 때문에 무리해서 받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
■운동은 아프기 전에 시작= 운동이 부족해서 몸이 쉽게 아픈 사람이 많다. 그렇다고 통증에 벗어나기 위해 무작정 운동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통증의 원인에 따라 절대로 운동을 해선 안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점액낭염, 척추염, 추간판탈출증 등 통증 부위에서 염증이 있는 경우에는 운동이 오히려 염증 부위를 자극해 악화될 수 있다. 근육이 손상된 경우에도 운동만으로는 통증이 줄어들지 않는다.
따라서 통증이 있을 때는 우선 1~2주 정도 휴식을 취해 보자. 통증이 줄어들면 단순 근육통, 인대통이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스트레칭부터 서서히 시작해 주면 된다. 만약 한 달 이상 휴식을 취해도 아프다면 염증 또는 척추질환, 근골격계 질환일 수 있다. 이때는 자가 치료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