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테크인사이드]농업으로 들어간 인공지능

이수안 강원대 소프트웨어중심대학사업단 연구교수

Worldometers(실시간 세계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는 77억명(2019년 8월 기준)을 넘었으며 2055년에는 100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유한한 땅과 한정된 자원 속에서 인구 증가는 식량 부족을 초래할 수도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산출한 우리나라의 곡물지급률은 지난 3년간(2015~2017년) 평균 23%에 불과해 세계 꼴찌 수준이다. 폭발적인 인구 증가로 인한 식량 부족, 낮은 곡물지급률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농업을 더 발전시키는 것이다.

어그리테크는 농업(Agricultur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신조어다. 정보통신기술(ICT),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로봇 등의 첨단 기술 등이 도입돼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농업의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어그리테크에 활발한 투자를 하고 있고, 어그리테크 스타트업이 이스라엘에는 500여 개, 브라질에는 200여 개가 있을 정도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의 융합으로 농업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KIST에서 미래농업 시스템으로 스마트 팜(Smart Farm)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하며 한국에 적합한 팜 테크(Farm Tech) 산업을 육성해 나가고 있다.

농부는 일반적으로 1년 동안의 농사를 통해 1개의 결과를 얻는다. 품종, 토양, 비료, 기후 등 고려해야 할 의사결정 요소들이 많지만 결과는 생산량으로만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빅데이터 기술은 품종, 토양, 기후 데이터뿐만 아니라 곡물시장 동향을 분석해 최적의 농법을 농부에게 전달한다. 농부는 드론을 이용해 영상으로 농경지를 분석할 수 있고 농약을 자동으로 살포할 수 있다. 누적된 농업 빅데이터는 유전학과 결합돼 재배지에 가장 적합한 종자를 만들어내는 기술에까지 활용할 수 있다.

최근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은 실제 농업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인공지능은 이미지 분석을 통해 농작물에 어떤 병충해가 발생했는지도 알려주고 병충해의 피해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블루리버는 잡초를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잡초에만 농약을 뿌리는 스마트 스프레이 기술을 개발했고, FFRobotics는 과일을 인식하는 기술과 과일을 채취하는 로봇 기술을 선보였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원격 농업이 가능하게 됐고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달하면 농업의 자동화가 가능해진다. 이로써 농업이 오랫동안 앓고 있었던 인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당면한 농업계의 엔트로피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모두가 배부르게 사는 세상을 위해 농업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융합하는 적극적인 투자 또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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