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고도일의 통증정복]빠른 치료만이 능사는 아니다

비수술 척추 치료요법이 국내에 소개 된 지도 어언 20여년이 넘어가고 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상용화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여전히 척추 치료에 있어선 수술만이 정답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극심한 통증과 마비 증상 같이 결코 가볍지 않은 증상을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한다는 것에 대해 과잉진료라고 오해하고 비난하기도 한다. 그러나 통증 치료는 '1 더하기 1은 2'라는 식으로 정답이 딱 정해져 있지 않다. 수술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각 의료진의 진료철학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이 시도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척추관협착증을 치료할 때 A의사는 인공나사못을 사용하고 B 의사는 인공디스크를 사용한다. 또 C 의사는 약화된 인대, 관절, 근육을 강화시키는 비수술 요법부터 우선적으로 시행한다. 세 가지 방법 모두 효과가 입증돼 있고 장단점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병원 쇼핑이 좋은 것은 아니나 특정 병원에서 권한 치료법이 영 내키지 않는다면 다른 시술법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필자가 수년 전 진료했던 환자 중 30대 초반의 남성이 있었다. 대학병원에서 수술까지 권유받았으나 수술만큼은 피하고 싶어 우리병원까지 찾아왔다. 진단해보니 경추 4~5번 디스크가 돌출돼 있고 일자목이 심각했다. 이미 손끝 감각까지 무뎌져 상당히 진행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이 정도면 수술이 가장 빠른 치료법이자 일반적인 치료법이 맞다. 수술이라고 해서 크게 절개를 하는 것도 아니고 미세현미경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회복에 대한 부담도 아주 크지는 않다. 그러나 환자는 수술만큼은 되도록 피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필자가 보기에도 응급상황까지는 아니었기에 상담 끝에 우선 인대강화주사부터 시작해보기로 했다. 다행스럽게도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모든 치료를 마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소요됐지만 통증도, 기능장애도, 재발도 없는 상태로 회복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필자는 '빠른 치료만이 꼭 능사는 아니다'라는 치료철학을 확고하게 할 수 있었다. 통증에서 당장 빨리 벗어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의 상황과 증상의 정도에 따라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현재 어떤 질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수술을 과신할 필요도,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현대의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환자에게 꼭 맞는 다양한 치료법이 마련돼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필요에 따라 신중하게 선택하면 된다. 꼭 낫겠다는 강한 의지와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태도만 있다면 반드시 좋은 치료 예후로 보답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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