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

[이곳이 핫플레이스]한우·취나물·찐빵…`먹거리 천국'에선 24시간이 모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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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금요일 밤마다 열리는 '밤마실 가는 날' 행사에 시민·관광객이 북적이고 있다(사진 위). 매주 토요일 진행되는 '내고향 주말장터'에서 떡메치기, 공예품 만들기 체험을 즐기는 아이들, 한우(왼쪽 부터), 취나물밥, 더덕구이, 감자옹심이

250년 5일장 역사 '횡성전통시장'

'동대문 밖 제일가는 시장',

'모란시장 더덕값은 횡성시장이 결정한다',

'서울 사람은 나물 가지러 횡성에 온다'.

횡성전통시장은 수식어만으로도

규모와 역사를 가늠할 수 있는

횡성군의 대표 상권이다.

횡성읍 중심가에 시장 상가가 자리를 잡아

100여개의 점포가 성행 중이다.

횡성전통시장은 1980년

상설시장 형태로 거듭난 후

규모와 가치를 인정받아

2002년 전국 재래시장 중 처음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지원 받았다.

다시 18년의 세월이 흘러 2020년

시설 현대화사업을 확정 짓고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메밀전·더덕·보리밥·손만둣국

저렴하면서도 푸짐 '가성비 끝판왕'

금요일 밤마다 '밤마실가는날'

7080무대·디제잉 공연 펼쳐져

토요일엔 체험행사·볼거리 풍성

■'한우, 취나물, 찐빵, 더덕' 고향의 맛 풍성=산나물의 왕으로 꼽히는 취나물이지만 횡성전통시장에서 맛볼 수 있는 취나물은 해발 800m 태기산 청정고원에서 자라 향긋함이 으뜸이다. 자연산 취나물이 듬뿍 담긴 취나물밥에 강원도식 막장으로 만든 뽀글장을 비벼 먹으면 맛과 영양에 빠짐이 없다. 시장 안쪽 이웃사촌은 8,000원에 취나물밥과 생선구이, 넉넉한 반찬이 상에 오른다.

강원도 대표 음식 메밀전과 전병은 횡성전통시장에서도 인기 메뉴다. 횡성식 메밀전은 나물과 절인 배추를 깔고 반죽을 넓게 발라 부쳐 재료는 수수하지만 담백하고 식감이 부드러운 것이 매력이다. 대화메밀부침과 봉평메밀, 메밀촌 등 시장 내 메밀 음식점은 모두 맛집으로 손색이 없다.

한우의 고장답게 한우 음식점도 여럿이다. 대흥정육셀프식당, 태풍정육셀프식당, 귀족한우셀프식당, 88정육식당 등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한우 구이를 맛볼 수 있다. 소머릿고기와 부속물을 푹 끓여낸 소머리국밥은 작은밥집과 수지식당이 유명하다.

고급 식재료이자 횡성 특산물 더덕은 수지식당에서 더덕구이정식으로 판매되고, 찐빵으로 30여년 시장통을 지킨 희정빵집도 안흥찐빵 못지 않은 유명세를 지니고 있다.

손만둣국과 칼국수, 보리밥을 주메뉴로 하는 승원식당과 횡성잔치국수는 저렴한 가격에 배가 터질듯 푸짐함을 자랑해 소위 '가성비 끝판왕'으로 통한다.

■주말마다 축제장으로 변신=올해 횡성전통시장은 매주 토요일과 금요일 밤이면 흥겨운 축제장으로 변신했다.

횡성시장조합이 준비한 '내고향 주말장터'는 지난 4월부터 장날을 뺀 매주 토요일 개최됐다. 횡성지역에서 엄선된 신선한 로컬푸드가 전용 판매장으로 소비자들을 만났고 공예품 만들기, 난타 공연, 경품이벤트 등 볼거리가 시장 거리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조합은 내고향 주말장터를 11차례 개최하며 3,700여명의 방문객이 찾아 3,100만여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 8월부터 금요일 밤마다 열린 '밤마실 가는날' 행사는 시장 거리를 통째로 막아 7080무대와 디제잉 등이 펼쳐지는 화려한 공연장으로 만들었다. 무더위를 달랠 먹거리와 마실거리는 모두 시장 상점 구매를 원칙으로 해 불경기로 고된 상인들에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조합은 밤마실 가는날 행사에 1,200여명이 모여 1,500만여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50년 역사 횡성 5일장=횡성전통시장 일원은 끝자리 1일과 6일에 맞춰 닷새를 주기로 횡성 5일장이 열린다. 횡성장의 시초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지만 역사 문헌을 거슬러 올라가면 1770년 조선 영조 때 편찬된 동국문헌비고에서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이 책은 횡성읍내에서 1·6일 장이 선다고 기록하고 있다.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도 횡성장은 왕성했고 1919년 4월1일 장날에 맞춰 독립만세운동이 펼쳐지기도 했다. 횡성장은 지금도 장날이면 장터 유동인구가 1만여명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고 타 시·군과 충청도에서까지 상인들이 찾아와 좌판을 펼친다.

■젊은 시장으로 거듭난다=횡성전통시장은 내년 사업비 32억원을 들여 젊은 시장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다. 횡성군은 이번 사업을 통해 횡성전통시장을 물건을 사고 파는 시장 본연의 기능을 뛰어넘어 다양한 문화공간을 꾸며 새로운 지역 명소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시장 옥상은 작은 공연장과 정원 등을 갖춘 문화 공간이 마련된다. 시장 전역은 무료 와이파이존이 구축되는 등 젊은 소비층을 끌어당기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슬레이트 지붕은 전면 철거되고 개폐가 가능한 아케이드 시설로 대체, 말끔한 이미지와 함께 채광, 환기 효과를 높인다. 노후 전선과 시장 골목 바닥도 새로 정비해 화재를 대비하고 미세먼지, 폭염을 저감시킬 쿨링포그시스템도 설치된다.

황광열 횡성전통시장조합장은 “시장이 갖는 추억과 전통을 무기로 경쟁력을 높여 대형마트의 공세를 넘어보려 노력하고 있다”며 “군민들에게는 정겹고 관광객들은 즐겁다, 신난다는 말이 저절로 나올 수 있는 시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횡성=정윤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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