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암사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위상
지금까지 이름이 전해지는 탑 희소
국보 제332호로 지정된 정암사 수마노탑은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을까.
정암사는 삼국유사 기록에 따르면 신라 자장율사가 당나라 오대산에서 문수보살로부터 석가모니의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받아 귀국한 후 643년(선덕여왕 12년)에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정암사는 통도사, 오대산 중대, 법흥사, 봉정암 적멸보궁과 더불어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의 위상을 지니고 있다.
수마노탑은 자장율사가 진신사리를 갖고 귀국할 때 서해 용왕이 자장율사의 도력에 감화해 불교에서 금·은 등과 함께 7보석 중의 하나인 마노(瑪瑙)석으로 탑을 쌓았고, 물길을 따라 가져왔다 해서 물 '水(수)' 자를 앞에 붙여 '수마노탑(水瑪瑙塔)'이라 불렀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수마노탑은 기단에서 상륜부까지 완전한 모습을 갖추고 있는 모전석탑으로 진신사리를 봉안한 모전석탑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다.
신라시대 모전석탑에서 시작된 조형적인 안정감과 입체감 그리고 균형미를 잘 보여주고 있어 늦어도 고려시대 이전에 축조된 것을 알 수 있다.
1972년 수마노탑 해체 당시 탑의 건립 이유와 수리기록 등을 적어 놓은 돌 '탑지석'이 발견되면서 수마노탑의 조성 역사와 조탑기술 등을 연구하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또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 국보 제21호)·다보탑(국보 제20호)을 포함해 탑의 이름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희소한 탑이다.
수마노탑은 석회암 지대라는 지역 특성을 반영해 고회암(苦灰巖)으로 제작됐으며, 쇠퇴한 산천의 기운을 북돋운다는 '산천비보(山川裨補) 사상'과 사리신앙을 배경으로 높은 암벽 위에 조성된 특수한 석탑이다.
정선=김영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