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7회 평창대관령음악제가 22일 평창 알펜시아 뮤직텐트에서 열린 개막공연과 함께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개막공연'보라!(Behold!)'는 이종진 지휘자가 이끄는 춘천시립교향악단의 연주로 시작됐다. 춘천시향은 베토벤이 남긴 최후의 교향곡 제9번 '합창' 전 악장을 연주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4악장 '환희의 송가'부터는 춘천·원주시립합창단과 정선 출신 소프라노 홍혜란, 메조소프라노 김효나, 테너 최원휘, 바리톤 최인식이 함께하며 웅장함을 더했다. 유럽연합의 공식 찬가로 채택되기도 한 4악장은 모든 인류의 우애를 찬양하는 내용이다.
귀가 들리지 않는 상황에서 교향곡에 최초로 합창과 성악을 담아 모든 이의 마음을 울렸던 베토벤의 음악은 200년이 지난 평창에서 울려 퍼지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위로와 극복, 승리의 의미를 담은 베토벤의 음악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개최마저 불투명했던 평창대관령음악제가 개최를 결정지은 이유이기도 하다.
강원도가 주최하고 강원문화재단이 주관한 이번 음악제는 이날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다음 달 8일까지 탄생 250주년을 맞은 베토벤의 전 교향곡을 교향악, 실내악, 독주, 피아노 등 다양한 버전으로 선보이게 된다. 베토벤이 생전에 남긴 '그래야만 한다!'를 주제로 한 메인 콘서트 9회와 강릉 자동차극장, 삼척 조각공원 등 찾아가는 음악회 5회로 구성된다. 또 이날 공연 직전에 열린 손열음 예술감독의 마스터클래스를 시작으로 바이올린, 오보에, 클라리넷 등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온라인으로 중계한다.
손열음 감독은 이날 공연에 대해 “베토벤 자신도 본인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어 만든 곡”이라고 밝히며 “어려운 시기인 만큼 베토벤의 음악들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큰 위로로 와닿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개막공연에 앞서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강원문화재단 제4차 임시이사회에서는 부설 강원문화재연구소가 도 출연기관인 재단법인 강원도문화재연구소로 창립하게 된 데 따른 규정 폐지와 강원국제예술제 운영규정 개정 등의 안건이 논의됐다. 또 신한은행 강원본부로부터 음악제 발전 등을 위한 기부금 1억3,000만원을 전달받기도 했다.
평창=이현정기자